복부 비만이 장기적으로 기억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러시 대학 메디컬센터와 국립보건원 연구팀은 복부비만이 심한 사람은 노년에 기억력 저하와 알츠하이머 치매가 나타날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6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연구를 주도한 칼리파다 파한 박사는 복부 비만이 있으면 뇌의 기억중추인 해마에서 지방대사에 관여하는 PPAR-알파 단백질이 줄어들면서 기억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PPAR-알파 단백질은 주로 간(肝)에서 지방대사에 관여하기 때문에 간에 가장 많고 복부에 지방이 많은 사람은 이 단백질 수치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단백질은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뇌부위인 해마에도 많이 존재하며, 부족하면 해마의 기능이 떨어진다는 놀라운 사실이 쥐실험 결과 확인됐다고 파한 박사는 밝혔다.
해마에 PPAR-알파 단백질이 부족한 쥐는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이 단백질을 보충해 주면 이러한 기능이 회복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골수 키메라 기술(bone marrow chimera technique)을 이용, 간과 해마 어느 한 쪽에만 PPAR-알파 단백질이 결핍된 키메라 쥐를 만들어 냈다.
그 결과 간에만 이 단백질이 있고 해마에는 없는 쥐들은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백질이 간에는 없지만 해마에는 있는 쥐들은 기억력과 학습능력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복부에 지방이 많으면 먼저 간의 PPAR-알파 단백질 수치가 떨어지고 뒤이어 뇌를 포함, 몸 전체 조직에서도 이 단백질이 감소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파한 박사는 말했다.
따라서 복부 비만은 노년기에 나타날 치매를 예고하는 표지가 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 연구결과는 결국 해마의 지방대사가 기억, 학습 기능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 메커니즘을 밝혀낸다면 뇌의 기억기능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셀 리포트'(Cell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