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4·선덜랜드)이 최강희 전 A대표팀 감독에게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서면으로 한 차례, 입국 이후 공항에서 그리고 이번이 세번째다.
기성용은 8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한 뒤 "최(강희) 감독님을 뵙고 사과드리는 것이 맞다. 그러나 내가 내려가 사과를 드리는 것을 감독님께서 부담스러워하시는 것 같다. 감독님의 입장도 있으신 것 같다"며 "사과의 기회가 늦은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내 잘못이다. 내려갈 수 있다면 언제든지 내려가 사과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기성용은 사과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2달간 개인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팀도 옮기고 어려운 시간이라 한국에 들어올 수 가 없었다. 찾아뵙고 사과하는게 옳다고 생각하다 늦어졌다. 진심어린 사과를 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당초 귀국 후 전주를 찾아가 최 감독을 직접 만나고, 사과를 하려했지만 최 감독이 '기성용 방문'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다.
최 감독은 "뭐하러 온다는 건가. 난 이미 끝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홍명보 감독이랑 통화를 해서 오지 말라고 처음부터 끝까지 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예의를 갖추고 털어내고 가고 싶다고 했다. 하만 난 이미 털 게 없는 상황이다. 대표팀을 나오면서 모두 털었다"고 답했다.
최강희 감독은 축구계 선후배 사이인 기성용과 관계를 가족에 비유했다. 그는 "가족끼리도 서로 싸우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평생 안 보고 사는 것은 아니지 않냐. (나와 기성용 모두) 축구인인데 언젠가는 볼 것이다. 그 때 악수 한 번하면 된다. (성용이가) 뭐 죽을 죄를 진 것도 아니지 않느냐. 난 대표팀을 나오면서 모두 잊었다. 사과를 해야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