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유학(儒學)을 공부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아 인격을 완성해 도덕적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사람을 '선비'라고 했다. 조선 선비(학자)들은 겸손과 배려로써 사람을 대하고 사리보다 대의를 중시하며 물질보다 정신을 앞세우는 마음가짐을 가졌다. 특히 지조와 절개, 예의와 양심을 중시하는 것이 선비정신이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선비이며 성리학자로 알려진 사람이 퇴계 이황(1501~1570)선생이다. 바로 퇴계 이황 선생의 선비정신을 잇고 있는 곳이 있다. 경북 안동시에 있는 사단법인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이사장 김병일)이다.
지난 27일부터 오는 6일까지 열린 '안동국제탈춤페스티발 2013' 행사 취재를 위해 참여한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공동취재단 일원으로 9월 29일 오후 퇴계 이황 선생의 선비정신을 수련시킨 선비문화수련원을 취재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아프리카 외교사절들과 함께 선비교육 수련 강의를 1시간 여에 걸쳐 들었다.
선비문화체험 수련의 핵심은 퇴계 이황 선생같이 올곧은 선비의 이상을 실현했던 선인들의 생각과 삶을 느끼고 체험해,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행복한 가정, 화목한 직장, 도덕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선비정신 전도사라고 불리는 김병일(68) 사단법인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은 이곳 한국국학진흥원장도 겸직을 하고 있었다. 특히 김 이사장은 통계청장, 조달청장, 기획예산처 장관 등을 거친 전통 경제 관료였다.
이날 아프리카 외교사절이 방문한 자리에서 인사말을 한 김병일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은 "21세기 첨단과학시대에 왜 선비정신이 필요할까요"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물질적 풍요 속에 황폐해진 인간 내면에, 현재 자살률 1위, 국가 행복지수 100위 밖, 지도층의 부패, 선진국에 비해 부패지수 높음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소 몸과 마음을 닦아 인격적인 삶을 살았던, 청렴 선비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물질적 풍요롭게 살고 있지만, 도덕성 상실, 인간 소외, 이기주의와 공동체 의식 붕괴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서 정신적 가치를 중요시 하고, 도덕적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선비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올해 수련생들을 3만 명 정도 예상하고 있고, 지금까지 6만 3000여명의정도가 수련원을 다녀갔다"면서 "우리 수련원만 가지고 할 수 없어 전국에 수많은 향교(공립)와 서원(사립)이 있는데, 타 지역 서원들도 선비수련원을 만들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선비정신이야말로 21세기 문화의 시대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민정신"이라면서 "현시대야말로 겸손과 배려, 자신의 희생, 인격 수양 등의 선비정신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선비문화수련원은 지난 2001년 11월 퇴계 선생 탄신 500주년을 맞아 바른 인성, 선진 도덕사회 구현 등을 목표로 설립했다. 수련요원은 자원봉사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KT, 인천국제공항, IBK 기업은행, 코리안 리 등 기업 임직원과 경주여자정보고등학교 등 교직원들도 수련원을 거쳐갔다. 기업, 학교 등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해마다 수련원 수강생들이 늘고 있다.
수련원에서는 수련원생들을 대상으로 선비의 서당 찾아가기, 선비의 삶 배우기, 선비정신 느껴보기, 선비의 삶 닮아가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아프리카 외교사절과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공동취재단은 선비문화수련원의 교육이 끝나고, 김병일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과 함께 퇴계 이황 선생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