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제98회 총회에서 개혁 성향 총대들이 직전총회장인 정준모 목사와 총무 황규철 목사를 향해 집중 공세를 폈다.
26일 오후 수원과학대 라비돌리조트 신텍스컨벤션에서 사흘째 총회에서 '제자교회 사태'로 오후 내내 정회 후 7시30분께 극적으로 속회되자 큰 이슈였던 정준모 직전총회장과 황규철 총무 해임 및 징계 처리안이 논의됐다.
상정된 헌의안 133개는대부분 정 직전총회장와 황 총무 관련 안건이었다.
먼저 논의된 정 직전총회장 관련 안건부터 뜨거운 논쟁이 이어졌다. 일부 총대들은 "징계에는 정확한 근거가 필요하다"며 정 목사를 변호하는 발언도 있었지만, 변호성 발언에 많은 총대들이 야유를 보냈다. 초반에는 강력하게 정 목사를 징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는 듯했다.
그러던 중 비대위 출신 사일환 목사의 발언으로 순간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 목사는 "답답하다. 비대위가 총회장과 대화할 때 여러분은 어디 있었는가?"라고 묻고, "총회장 관련 여러 부분을 합의했으며, 끝내자 해서 비대위도 해산했는데 지금와서 왜 97총회 파회 책임을 (정 목사에게) 지우느냐"며 총대들을 책망했다.
이어 서울강남노회 이영신 목사가 "정준모 목사가 무릎꿇고 큰 절 했던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한 뒤 "교단 위상을 위해서도 증경총회장 명단에서 어떻게 한다(는 식의 일은) 우리를 향한 것과 같다"며 "직전 총회장 건은 이것으로 끝내고 다음 안건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정준모 직전총회장은 신상발언을 통해 그동안 자신을 둘러싼 루머들을 반박하고, "파회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하다. 엎드려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98총회만큼은 아름답고 멋진 총회가 되도록 객관적으로 넘겼다"며 "여러분이 정죄한다면 당하겠다. 교단 명예를 위해 희생 당하겠다"고도 말했다.
안명환 총회장은 "(97총회) 당시 아팠는데, 이제는 녹았다"면서 "이제 정준모 목사에 대해서 더 이상 (공격을) 가하지 말고, 내일을 향해 정 목사를 받아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며 정 목사를 향한 진정한 마음을 가져달라고 총대들에게 호소했다.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는 "1년 전 상황을 다시 설명하면 너무 가슴 떨리고 어렵다"고 말했지만, "(정 목사가) 사과하면 목회 잘할 수 있도록, 그리고 총회장으로써의 명예를 높이고 웃고 격려하며 박수하고 갈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정 직전총회장은 오 목사와 포옹하면서 사태는 마무리 됐고, 정 직전총회장이 진행하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모든 고소·고발도 취하하기로 했다.
그러나 황규철 목사 총무 해임 등의 건에 대해서는 용서가 없었다.
안명환 총회장이 정준모 직전총회장의의 모든 것은 해결된 것으로 고태를 두드리며 선언한 후, 오정호 목사가 "이제 본론을 시작하자"고 큰 소리로 외치면서 시작됐다. 이에 본격적으로 총무를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황규철 총무는 신상발언을 통해 자신의 루머 역시 근거없다고 주장하고, 이런 이유로 총회 고소건은 취하하라면 할 수 있어도 개인적인 고소는 취하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제 목을 치기 전에, 임원회와 이야기해서 총무 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한 총대는 "무기명 투표로 선출된 자리이기에 같은 방법으로 해임할 수는 있다"고 말하고, "본인이 자진 사임을 하거나, 정말 어렵다면 책임을 피할 수는 없는 것이니 처벌을 받겠다 고백한 후 총회장과 임원회에 맡겨 처벌수위를 조절하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특히 "이제 총회는 정치꾼들에게 휘둘리는 악순환을 끊어버려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던 오정호 목사는 황 총무가 스스로 사퇴하겠다는 발언을 들은 후, 공회 앞에서 투표하기 전에 사나이 답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명예롭게 사퇴하라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황 총무는 현장에서 공개적인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다시 한 번 임원회와 상의해서 사임하겠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한 총대가 "사임하겠다고 총회 앞에서 선언했으니 임원회와 총무에게 맡기자"고 말하자 안명환 총회장은 고태를 두드리며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후 정회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총대들의 반발이 거세자 안 총회장은 "1달 내로 임원회에서 결정하겠다"고 기간을 못박았지만, 반발은 누그러들지 않았다. 안 목사가 다시 "투표로 결정하자"고 말하자 그제서야 총대들은 함성을 지르며 찬성했다. 그러나 24시간 내 재론할 수 없다는 이유로 투표를 미루자 다시금 야유가 나왔다.
흥분한 일부 총대들은 단상 앞으로까지 몰려나와 안 총회장이 회의장 밖으로 나가는 것을 저지했고, 총대들은 모두 일어나 사태의 흐름을 살폈다. 곳곳에서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총회장과 총무, 총대 3인의 사인이 들어간 총무 사임안을 작성하자는 협상까지 있었지만 실행되지는 못했다.
결국 안명환총회장은 회무 마지막 날 오전 9시 30분 회무를 시작하겠다고 말하고, 사태가 약간 진정된 후 퇴장했다.
27일 총회 마지막날 회무는 정오까지지만, 이날 총대들의 요청에 따라 회의장소 임대가 가능한 오후 1시간 연장해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