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9부(박형남 부장판사)는 23일 이종명 전 국가정보원 3차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 대한 민주당의 재정신청을 인용해 검찰에 공소 제기를 명했다.
재판부는 심리전단에서 직접 사이버 활동을 한 김모씨와 이모씨, 외부 조력자 이모씨 등 3명에 대한 재정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직위와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이씨와 민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피의사실에 대해 공소제기를 명했다"며 "나머지 3명은 상급자의 지시 등에 따라 사건에 가담했고 일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신청을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재정신청에 대해서는 "신청인이 작년 대선 후보에서 사퇴해 선거법이 규정한 재정신청권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신청을 기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이 전 3차장과 민 전 단장은 이미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함께 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법원 결정에 대해 "조만간 2명에 대한 기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군(軍) 장성 출신인 이 전 차장은 2011년 4월 초 국정원에 영입돼 2년 동안 근무하다가 퇴직했으며, 민 전 단장은 현재 국정원에 재직 중이다.
신경민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명은 지난 6월 18일 기소유예 처분된 5명에 대한 재정신청서를 검찰에 접수했다. 이를 넘겨받은 법원은 이정희 대표가 6월 17일에 낸 재정신청을 병합해 심리했다.
앞서 민주당과 이정희 대표는 원세훈 전 원장을 비롯해 이종명 전 차장과 민병주 전 단장, 여직원 김씨 등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6월 14일 원 전 원장만 기소하고 이 전 차장과 민 전 단장 등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