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는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850억 달러규모의 채권 매입과 연방기금 금리를 0~0.25%대로 유지하는 초저금리 정책을 당분간 계속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FRB의 첫 양적 완화 축소 조치는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할 경우 오는 10월 또는 12월 FOMC 회의 직후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벤 버냉키 의장은 18일(현지시간) 9월 FOMC(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이 같이 결정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경제가 연준 전망대로 가는지 여부를 살펴본 뒤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양적완화 정책 축소는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다"라며 "실업률이 나아졌다지만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기엔 여전히 높은 편이고, 재정적책이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정여건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가까이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당장 축소하지 않기로 한 것은 미국의 고용 개선이나 경기 회복 속도가 기대만큼 좋지 않아 시기상조란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과 12월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연준은 17일부터 이틀간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FOMC 정례회의를 끝내고 3차 양적완화(QE3) 조치를 일단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기준금리를 0∼0.25%로 제로(0)에 가깝게 유지하는 초저금리 기조도 최소한 2015년까지는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조치에는 경기 부양 기조 유지를 천명해온 버냉키 의장과 윌리엄 더들리 부의장을 비롯한 FOMC 이사 11명이 찬성했다. 또, 19명의 FOMC 이사 가운데 8명은 오는 2015년 말까지 정책금리가 1%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연준의 조치는 시장 전망을 빗나간 것이다. 대다수 시장전문가들은 현재 월 850억달러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100억~150억달러 축소한 700억~750억달러 규모로 양적완화의 단계적 출구전략을 예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