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36개국 103명의 기독 경찰들과 선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4박5일 간 서울 오륜교회와 부산 거제교회에서 열린 '2013년 세계경찰선교대회'가 성황리에 끝났다.
당초 각국 경찰들 간 우의를 다지며 복음 전파의 열정을 심어주고, 각 나라의 경찰 선교를 위해 희생과 헌신의 결단을 이끈 행사 취지에 맞게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향후 세계기독경찰총회(이하 GAWSPO, General Assembly of World Servant Peace Officers)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성장 기반 마련과 각 나라 기독 경찰들의 실제적인 사역 참여 및 국가별 경찰선교회 설립, 네트워크 구축 방안 등의 과제도 남겼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8년 동안 경찰 생활을 해 온 재미교포 신 김(Sean Kim)씨는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생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가서 한국에 대해 늘 관심이 있었다"며 "이번에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게 되어 기쁘고, 선진국, 후진국을 떠나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전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온 경찰들과 만나 서로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3일 오전에 방문한 서울경찰청 내 예배당이 인상적이었다면서 한국 내 활성화된 경찰선교 시스템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경찰들을 상대로 의료선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윌리 차쿠(Willy Tsaku)씨는 "친절한 한국인들의 섬김에서 따뜻함을 느꼈다"며 "한국의 경제발전에 놀랐을 뿐 아니라 밤에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이 나라의 경찰들의 얼마나 수고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방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남아공에서도 경찰청과 선교단체가 보다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하면 좋겠다"며 더 많은 국가에 GAWSPO 지부가 세워지길 기대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25년 간 경찰 생활을 하다 경목으로 활동하고 있는 임성찬 목사는 2010년에이어 두 번째로 이 대회에 참석했다. 임 목사는 "기독 경찰들이 힘든 상황에서도 서로 격려하고 경찰 복음화와 세계 복음화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대회로, 지난 번 대회 때보다 훨씬 큰 모임으로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경찰은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으로 경찰 중 일부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알코올 중독이나 이혼, 자살로까지 이어진다"며 "캐나다의 경우 경찰관의 이혼율이 80%로 일반인보다 두 배나 높다"며 경찰 선교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 경찰들이 먼저 신앙 없이 힘들어 하는 경찰들에게 예수님을 전하고, 그를 통해 가족과 경찰서, 도시, 나라가 구원받는 비전을 이번 대회를 통해 명확히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40개국 120명의 지방 청장, 경찰 서장을 포함한 기독 경찰 간부들이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국가가 전시 상황이거나 개인 사정 등으로 예상보다 적은 36개국에서 60명의 전현직 기독 경찰들과 이들의 인솔을 맡은 43명의 한국 선교사들이 참가했다. 특히 선교사들은 대회가 끝난 뒤 각 나라에서 경찰선교회가 조직,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케어를 담당할 계획이다. 김종명 GAWSPO 총회장은 "이번 대회가 끝나면 GAWSPO를 정식 법인으로 등록하고 한국 지역본부와 각 대륙별 해외지역본부를 만들 계획"이라며 "하나님의 명령을 믿고 준비할 때 하나님이 필요를 채워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GAWSPO 총회에서는 기존 36개 회원국에서 11개 신임회원국을 영입하게 됐다. 또 차기 선교대회 및 총회의 시간과 장소 선정건은 회장국인 한국에 위임하기로 했다. 김종명 총회장은 "다음 선교대회 개최지로 미국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여건이 조성되지 않으면 한국에서 개최할 것"이라며 "여러분의 기도와 관심, 물질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경찰선교대회는 성과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도 남겼다. 대회 이후 실제로 각국에 경찰선교회가 설립되고 사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류와 격려가 요청되기 때문이다. 스리랑카에서 온 대표는 "이곳에 모였다가 다시 각 나라로 돌아가면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잘 모른다"며 "공통적인 이메일을 만들어 평소에 행정적 보고, 선교 방향 논의 등 지속적인 소통을 하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 서로 기도해주고 실제적 도움도 주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에서 전직 치안정감을 맡았던 독실한 기독교 신자 샹글리아나(Sangliana)는 "인도의 기독교가 소수 종교로서 심한 핍박을 받고 있는데, GAWSPO와 같은 단체에 가입하는 것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되고 격려가 된다"며 "GAWSPO는 명확한 영어 이름을 갖고 국제적인 영향력을 키워야 하고, 각 나라마다 지역별 본부가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선교대회에는 한국의 많은 교회와 단체들의 후원으로 우리들은 별다른 비용을 내지 않고 행사에 참여했다"며 "앞으로는 각 나라에서 경찰 선교 및 선교대회 행사를 위한 후원금을 마련하는 능력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종명 총회장은 수년 간 회원 간 교류 방법을 고민해 왔다며 "우선 홈페이지가 완성단계에 있으나 체제와 종교가 다른 국가에서도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검토 단계여서 아직 공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이메일로 교류를 지속하는 방안과 인터넷 방송국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는 세계기독경찰총회, 세계경찰선교회, 서울오륜교회, 부산거제교회,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가 공동주최했다. GAWSPO는 국가치안의 근간이 되는 경찰들이 직접 동료 경찰들을 전도하게 하여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지난 한국에서 처음 시작된 국제선교단체다. 2009년 전남 광주에서 26개국 대표 기독 경찰이 모인 가운데 결성돼 2010년 유앤 참전 16개국 기독 경찰 대표 초청선교대회, 2011년 아세안국가연합소속 기독 경찰간부 초청선교대회 등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