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민간기업들의 자금부족 규모가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이 늘어 벌어들인 돈은 많은 데 반해 설비 투자는 억제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분기중 자금순환(잠정)' 자료에 따르면 비금융법인기업(공기업 포함)의 자금부족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전분기(7조5000억원)보다 감소했다.
공기업을 제외할 경우 민간기업의 자금잉여규모는 3조8000억원에 달한다.
보통 기업은 금융차입이나 주식증자 등 외부 조달을 해서 설비에 투자하기 때문에 자금 부족을 겪는게 일번적인 현상이나 기업의 투자 억제로 이런 고전적 현상이 깨지고 있는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등 민간기업의 실적이 좋았다"며 "이익이 많이 났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어졌고, 자금부족규모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쌓여있는 돈이 아직 투자로 전환되지 않고 있다"며 "설비투자는 미비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의 조달 규모는 23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5조원 감소했다. 예금취급기관 차입금 등 간접금융을 중심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전분기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2분기 간접금융은 11조7000억원으로 전분기(18조3000억원)에 비해 줄어들었다. 주식과 출자지분, 회사채 등 직접금융 규모도 전분기(15조8000억원)에 비해 1조2000억원 줄어든 14조4000억원에 그쳤다.
자금 운용도 22조원으로 전분기(30조80000억원)보다 8조8000억원 줄었다. 금전신탁(-2조7000억원)이 전분기(12조5000억원)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가계·비영리단체는 민간소비지출이 증가하면서 자금잉여규모가 전분기보다 감소(30조1000억원→28조2000억원)했다.
자금조달규모는 전분기 감소(-1조원)에서 17조2000억원의 증가세로 전환됐다. 예금취급기관 차입이 전분기 -5조2000억원에서 증가(11조7000억원)로 돌아섰다.
자금운용 규모는 45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조2000억원 늘었다. 결제 및 단기저축성 예금이 증가(7조9000억원→12조6000억원)했고 유가증권도 감소(-11조5000억원)에서 증가(18조3000억원)로 전환됐다.
정부는 연초 증가한 정부차입이 줄어들면서 자금부족규모가 전분기보다 감소(22조9000억원→3조2000억원)했다.
금융과 국외 부문을 제외한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은 전분기보다 51조2000억원 늘어난 5360조원을 기록했다. 금융부채는 전분기 대비 44조7000억원 증가한 3739조4000억원이었다.
다만 6월말 현재 국내 비금융부문의 금융자산을 금융부채로 나눈 비율은 1.43배로 전분기말(1.44배)에 비해 하락했다. 가계·비영리단체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전분기말 2.19배에서 2.16배로 떨어졌다. 순금융자산은 늘었지만 건전성은 나빠졌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