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임박하면서 한국 정부의 대응 움직임도 점차 긴박해지고 있다.
정부는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갈 경우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모니터링 강도를 높이고 대응책을 점검하고 있다.
16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정부는 미 연준이 이번주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 방침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비를 강화하고 있다.
최희남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예상대로 100∼150억 달러 수준으로 양적완화 축소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FOMC 결과에 대비해 연휴기간 중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 출구전략이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고된데다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풍부한 외화유동성, 양호한 재정 등 경제 펀더멘털이 좋아 여타 신흥국과는 달리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실제로 양적완화 축소에 돌입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단기적인 충격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양적환화 축소 규모가 예상보다 늘어날 수도 있으며 축소 시기가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가동할 수 있는 정책카드를 재점검하고 있다.
미 FOMC 회의가 열리는 시간이 한국시간으로는 추석 연휴에 해당하지만, 정부는 회의 결과가 발표되는 대로 공식적인 견해를 밝혀 시장 혼란을 줄일 방침이다.
연휴 마지막날인 22일에는 추경호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국내외 시장 여파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정부는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등 시장이 예상보다 출렁인다면 ▲선물환 포지션 한도 규제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국인채권투자 비과세 폐지 등 이른바 '거시건전 3종세트'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은은 추석 당일인 19일에도 국제국 등을 중심으로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면서 국제금융 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기로 했다.
한은은 양적완화 축소 규모가 시장의 예상 수준(100억∼150억달러)에서 결정되면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도 마련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최악의 경우 경쟁입찰 방식의 외환스와프 등 리먼 사태 때 가동한 외화유동성 공급방안을 다시 손질하고 외환위기가 실물경제로 파급되지 않도록 은행의 수출환어음을 매입하거나 은행권의 무역금융 축소위험을 차단할 계획이다.
금융당국도 추석 연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양적완화 축소 시기와 방법을 발표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받을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추석 연휴에도 세계 금융시장 상황을 24시간 점검하고 필요하면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