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이하 한복협)가 13일 오전 서울 도곡동 강변교회(담임목사 허태성)에서 월례회를 열고 예수 전도에 온 평생을 바친 순교자, '예수 천당 불신 지옥'으로 잘 알려진 최권능(본명 최봉석, 1869-1944) 목사를 조명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총신대 신대원 박용규 교수는 '최봉석 목사님의 한국교회사적 의미'주제로 최 목사에 대해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자신을 초개와 같이 여기고 복음을 위해 일생을 헌신해온 인물"이라 평가했다.
박 교수는 최 목사에 대해 "그만큼 많은 사람들 가운데 이름이 거론되었던 지도자도 없을 것"이라면서 "잠자는 한국교회를 깨웠고, 실제로 서간도에 가서 수많은 불신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헤아릴 수 없는 교회를 세웠고, 마지막에는 거대한 신사참배의 도전 앞에 한국교회가 하나 둘씩 무릎을 꿇었을 때 마지막 순간까지도 신앙을 지키며 하나 밖에 없는 자신의 생명을 순교의 제물로 바쳤다"고 했다.
다만 "어쩌면 한국교회에 신화같은 존재이면서도 역사 앞에 제대로, 아니 가장 평가를 받지 못한 인물인 듯" 하다면서 "교회사가로서 이런 역사에 빛나는 인물을 제자리에 올려놓지 못했다는 반성과 자성에서 그렇고, 다른 한편으로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주님에 대한 일편단심의 절개를 지키며 조국교회와 이 민족을 가슴에 쓸어안았던 주기철이나 최봉석과 부족한 나의 모습이 너무도 비견되었기 때문에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최봉석은 그 이름 자체가 신화처럼 널리 알려졌지만 실제로 그는 너무도 빈자의 삶을 살았고, 참 어린아이처럼 단순하게 살았으며, 솔라 피데(Sola fide), 솔라 그라티아(sola gratia), 솔라 스크립투라(sola scriptura)라는 종교개혁의 정신을 일생동안 온 몸으로 자신의 삶 속에 구현하며 오직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위해 살았던 믿음의 사람"이라 평했다.
최 교수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메말라가고 있고, 무너져 가고 세상의 조롱거리와 치욕거리로 전락하고 있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며 특히 "거리에 복음을 외치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있다면 '이단'이라는 그는 "전도지를 들고 아파트나 연립 주택 현관 벨을 누르는 이들도 거의 다 이단들인데,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어디에서나 들리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더 간절히 염원하는 것은 말로만의 외침이 아닌 일생동안 온 몸으로 복음을 사랑하고 외치고 실천했던 최봉석과 같은 지도자가 그립다"면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무대에 서기를 좋아하는 오늘날, 허울 좋은 복음의 옷만 입고 인기만을 받고 싶어하는 오늘날 남들이 피하는 자리에서 주님의 향기를 드러냈던 최봉석과 같은 지도자가 너무도 그립다"고 했다.
한편 이 날 행사에서는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가 자신이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눴던 최권능 목사와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복협 다음 월례회는 오는 10월11일 '자연사랑 생물사랑 이웃사랑 원수사랑'을 주제로 신촌성결교회(담임목사 이정익)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