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준 공식홈페이지

작곡가 류재준(43)씨가 작곡가 홍난파(1898~1941)를 기리는 난파음악상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이를 거부했다.

류씨는 "음악 선배로서 홍난파의 업적은 인정하지만 친일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한 행적 자체를 부인하는 듯한 음악상의 요강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 상이 제정된 1968년 이래 수상 거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난파기념사업회는 10일 류씨를 올해 제 46대 난파음악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으나, 류씨가 수상을 거부함에 따라 이튿날 소프라노 임선혜(37)씨로 수상자를 변경했다.

서울대 음대 작곡과와 폴란드 크라코프 음악원 등에서 수학한 류씨는 국내보다 유럽에서 더 잘 알려져 있는 작곡가. 현대음악 거장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가 자신의 후계자로 선언할 만큼 실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아픔을 노래한 가곡 '봉선화' 등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홍난파는 1930년 후반 들어 친일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친일 가요를 작곡하고 1940년 매일신보에 일제에 음악으로 보국하자는 내용의 기고를 하는 등 친일 행적을 보였다.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홍난파를 2009년 친일 인사 명단에 올렸고 유족들은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낸 바 있다.

이에 대해 난파음악상을 주관하는 경기도음악협회 측은 "홍난파의 친일 행적을 문제 삼는 이들이 있어 발표 전에 수상자의 수용 의사를 확인하곤 한다"전하고 수상 거부에 대해서는 "음악은 정치를 떠나 음악 그 자체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음악계에서도 이를 소신 있는 결정으로 보는 입장과 제대로 된 음악상 시상이 몇 안되는 현실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상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예술계 전체에 타격이라는 입장이 대립되고 있다.

난파음악상은 홍난파의 활동 분야인 작곡, 바이올린, 성악, 피아노 부문 중 매년 음악가 1명을 선정해 시상한다. 1회 수상자인 정경화를 비롯해 백건우(1972), 정명훈(1974), 장영주(1990), 조수미(1991), 장한나(1995), 손열음(2012) 등 한국의 대표 음악가들이 이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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