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우시 공장 화재로 D램 생산에 큰 차질이 생겼지만,100명의 기술자를 급파, 조기 복구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사흘만에 주가를 반등시켰다.
괄목할만한 점은 SK하이닉스는 이번 화재로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계 D램 공급량 중 6% 정도가 갑자기 뚝 끊기면서 가격이 급등했고 이에 메이저 D램 업체 모두가 이익을 누리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삼성전자·마이크론 등 경쟁사는 향후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화재 피해 당사자인 SK하이닉스도 생산량 감소 충격을 가격 상승분으로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DDR3 2Gb D램 현물가격은 1.95달러를 기록했다. 일부 제품은 2달러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화재 발생 후 이틀 만에 22%가량 급등했다.
하반기 들어 수급 안정화로 상승세가 둔화된 D램 가격이 다시 요동치는 이유는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이 세계 D램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 수준이기 때문이다.
D램 현물가격 급등이 향후 고정거래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번 화재가 SK하이닉스에게 D램 고정가 2차 상승을 견인하며 전화위복이 되고 있는 샘이다.
한편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SK하이닉스 화재가 촉발한 가격 상승 흐름이 모바일 D램으로도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에서 모바일 D램을 일부 생산해왔다. 세계 모바일 D램 생산 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가격 상승을 일으킬 기폭제로는 충분하다. 최근 갤럭시노트3·아이폰5S 등 인기 스마트폰 시리즈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모바일 D램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모바일 D램 공급량에 약간의 차질만 생겨도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