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두 가격이 폭락했지만 국내 전문점 커피가격은 요지부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커피빈과 투썸플레이스는 아메리카노를 한 잔에 각각 4300원, 4100원, 스타벅스와 할리스, 엔젤리너스는 3900원, 카페베네는 3800원, 탐앤탐스는 3600원, 이디야는 2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커피 가격은 스타벅스가 지난해 5월 원두 수입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며 아메리카노 가격을 300원을 올린데 이어 줄줄이 인상된 수치다. 커피빈은 작년 7월, 투썸플레이스는 8월, 할리스는 9월, 엔제리너스는 10월에 각각 가격 인상을 감행했다.

하지만 국제 원두(로부스타) 가격은 2년 전에 비해 10.5%, 아라비카의 경우 절반 수준인 46.3%나 떨어졌다. 재작년에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

연도별 원두 선물가 가격 추이

당시 국내 커피전문점들은 가격을 올리면서 원재료인 원두 값이 상승해 어쩔 수 없다는 해명을 했다. 하지만 정작 원두 가격이 떨어지자 판매가격에서 원두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저조해 인하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더해 커피빈의 경우 올해 들어 "이용 고객이 많지 않다"며 무료 리필서비스를 중단했고, 탐앤탐스는 리필 가격을 사이즈별로 각각 500원씩 인상하기도 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스타벅스코리아는 "커피값에는 원두뿐만 아니라 매장 임대료나 인건비, 전기요금 등이 포함된다"며 "스타벅스의 경우 장기 계약을 통해 원두를 구매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원두 가격이 떨어졌다고 이를 바로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커피전문점 1위 업체인 스타벅스는 지난 한 해 동안 매출 3910억원, 영업이익 248억원, 순이익 1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1.0% 늘어난 가파른 성장세를 달성했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물가 변동성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옳다는 것에는 동감한다"면서도 "가격을 내릴 땐 별다른 파장이 없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소비자 반발이 만만치 않아 (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주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동서식품이 국제 원두 가격 하향세를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인하해 동종 업계를 더불어 전문점 시장에도 압박이 있다"며 "비난 여론이 커진다면 커피전문점도 결국은 가격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인스턴트커피 업체인 동서식품은 지난 27일 국제 원두 가격 하락세를 이유로 들며 주요 커피 제품의 출고 가격을 5~10% 인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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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가격하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