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상수지가 18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 등 불안한 대외 여건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결과다. 실제로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관련 외국인 자금 유출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 23일까지 주식은 9억 달러 순매수를 보이고 있고 채권도 16억달러 이상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67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월(72억4000만 달러)보다 4억7000만 달러 줄면서 두 달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지난해 1월 9억6880만 달러 적자에서 2월 5억573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선 뒤 18개월째 흑자다. 월간 역대 최대치는 지난 6월의 86억4000만 달러다.
올해 누적(1~7월) 기준으로는 365억5000만 달러에 달했다.
7월 경상수지 흑자는 상품 수출(483억9000만 달러, 본선인도가격(FOB) 기준)은 1년 전보다 3.8% 늘면서 수입(427억1000만 달러)의 증가폭인 3.5%보다 더 커졌기 때문이다.
품목별(통관기준)로는 수출의 경우 반도체(21.5%)와 선박(21.1%), 정보통신기기(13.9%), 화공품(8.7%) 등이 전년동월대비 늘었다. 반면 디스플레이 패널(-14.1%)과 철강제품(-11.4%), 석유제품(-7.2%), 기계류·정밀기기(-3.4%)는 줄어들었다.
수입은 소비재(10.7%)와 자본재(4.4%), 원자재(1.3%) 모두 1년 전보다 증가했다.
지난달 상품수지의 흑자 규모는 전월의 50억2000만 달러에서 56억8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서비스수지는 전월(11억8000만 달러)의 3분의 1 수준인 3억6000만 달러 흑자에 그쳤다. 운송수지(9억3000만 달러→4억3000만 달러) 흑자 규모가 5억 달러 줄어든데다 여행수지(-4억 달러→-8억4000만 달러) 적자폭 마저 2배 가량 커져서다.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7억8000만 달러로 전월(9억6000만 달러)보다 1억8000만 달러 줄었다. 배당수입이 줄어든 탓이다. 이전소득수지는 전월의 7000만 달러 흑자에서 40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상품·서비스 거래 없이 자본의 유출입만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유출초 규모는 전월의 49억 달러에서 73억30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직접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해외직접투자 감소 여파로 전월의 13억8000만 달러에서 9억8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증권투자는 전월의 52억9000만 달러 유출초에서 18억5000만 달러 유입초로 돌아섰다. 외국인 주식투자가 순유입으로 전환된 결과다.
파생금융상품도 전월의 9억4000만 달러 유출초에서 4억4000만 달러 유입초로 전환했다.
기타투자의 유출초 규모는 금융기관의 대출 확대와 차입 상환 영향으로 전월의 14억7000만 달러에서 66억5000만 달러로 커졌다. 준비자산은 19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국의 부동산 매매대금·국외 이주비 등을 포함하는 자본수지는 1억2000만 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한은은 8월 경상수지 규모가 7월보다 줄겠지만 흑자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8월에는 기업들의 집단 휴가로 많은 내국인이 바깥(해외)으로 나가는 등 계절적 요인에 의해 경상수지 규모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지난 27일까지 수출과 수입이 각각 12.0%, 0.6% 늘어나 (흑자) 기조는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돌발변수가 없는 한 연간 전망치인 530억 달러 흑자를 달성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