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내란음모 등의 혐의를 두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51)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서 적시한 녹취록을 지난 5월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이 확보한 녹취록은 이 의원이 주도한 'RO(Revolution Organization)'라는 조직이 가졌던 지난 5월의 회의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이날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을 체포하며 제시한 영장에는 '지난 5월 경기 용인 모처에서 당원 130여명이 모인 가운데 비밀회합을 했고, 경기남부지역 통신시설과 유류시설 파괴를 모의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국정원은 산악회 형식을 띤 'RO'라는 조직은 2004년쯤 이 의원 주도로 결성됐으며 회원중에는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33)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29일 오전 0시 45분께 일시 중단됐다.
전날 오전 8시10분께 압수수색을 시도한 국정원은 이 의원의 사무실에 직원 5명과 진보당원 7명을 남겨두기로 합의하고 압수수색을 멈췄다.
양측은 28일 오후 11시 40분께 압수수색을 일단 중단하기로 하고 정리에 들어갔으나 진보당측에서 이 의원 사무실의 노트북에 저장된 관련자료를 옮기던 메모리 카드가 없어졌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한 시간가량 더 대치했다.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메모리 카드의 소재를 추궁하던 중 30여 명의 국정원 직원 가운데 15명이 허둥대며 빠져나갔다"며 "국정원 직원 누군가의 주머니에 담겨 나갔을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정확한 압수수색 재개 시점에는 합의하지 않았으나 진보당은 국정원 측에 당 최고위원회의가 예정된 오전 8시까지는 압수수색을 유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진보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압수수색 사태와 관련한 당의 입장을 정리해 언론에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