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가 선교현장의 필요를 반영한 '맞춤형 선교'의 중요성을 느끼고 오는 9월부터 맞춤형 선교훈련을 실시한다. 앞서 훈련원은 최근 2~3개월 동안 GMS 파송 선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선교현장에서 어떤 사역자를 필요로 하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선교현장에서는 의료선교사와 스포츠선교사뿐 아니라 한글 교사, 한국요리 강사, 유치원 교사, 상담전문가 등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영역의 전문 사역자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훈련원은 이번부터 현장의 요청에 맞는 맞춤형 선교사를 길러내는 데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조용성(사진) GMS훈련원장은 "선교환경의 변화와 함께 한국선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맞춤형 선교가 필요하고 훈련도 맞춤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의 중심축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고, 비서구 출신 선교사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선교현장 역시 예측불허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한국교회에 지혜로운 선교 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우선 "한국교회가 한국 선교사의 장점을 더욱 살리는 지역을 찾아 선교하면 좋겠다"며 '한국 선교사의 맞춤형 지역'을 중심으로 맞춤형 선교를 설명했다. 그는 "서구권, 비서구권 모두 선교사들을 파송하지만 어떤 지역에서 더 효과적인 선교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역적인 면에서 효율 우위를 가지는 지역이 우선순위가 되도록 선교본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울과 베드로가 각각 선교영역과 대상이 달랐던 점을 들며 이는 현대 선교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방문화(당시 헬라문화)를 이해하는 바울은 이방인 사역의 적임자였고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베드로와는 달리 선교지역과 대상을 대할 때도 자유로웠다"며 "두 사도의 사역은 우열이 없이 선교현장에 맞는 맞춤형으로 사역한 예"라고 말했다. 오늘날에도 한국 선교사가 선교현장에서 쉽게 안착하고 현지인과 접촉하는 지역이 있다면 그 지역에 우선 순위를 두고 선교해야 하며, 반대로 한국 선교사보다 다른 나라 선교사가 더 용이하게 현장에 접촉하고 열매를 맺는다면 그들과 협력 사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선교지마다 독특한 전략이 세워지고 그에 적합한 맞춤형 선교사들을 배치시켜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어 그는 한국의 맞춤형 선교를 '한국 선교사로서 서구 선교사들에 비해 타문화권에서 보다 빠른 적응과 장기적인 복음전도가 가능하여 선교적 열매, 교회개척과 제자양육을 비롯한 다양한 사역의 효율성 높은 결과들이 독특하고 우월하게 나타나는 지역과 국가에서 사역하는 것'이라 정의했다.
그는 맞춤형 선교를 위해 선교사가 현지에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나 하드웨어적 요소인 '생활적 환경', 선교사가 정착해 사역하기 위해 활용하는 자원들이나 기회인 '사역적 환경', 현장만이 갖는 사회적 특성으로 사역자가 복음의 접촉점을 찾아낼 수 있는 '사회적 환경', 지리적, 심리적, 문화적으로 가깝게 여겨져 선교현장의 사람들과 한국 선교사가 상호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접근성', 친밀감인 '호감성', 선교현장 사람들과 한국 선교사가 비슷하게 갖는 의식구조나 유사한 경험 요소의 '공감성' 등의 6가지 조건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선교사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는 곳에 우선 순위를 둔다면 선교지 선정과 전략에 다양성과 유연성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이면서 적극적 선교가 필요한 지역, 서구 선교사가 전면에 나서고 한국 선교사는 협력하는 지역, 서구 선교사를 통해 간접선교를 하는 지역 등 한국 선교사가 전세계 모든 지역을 선교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선교한다는 생각으로 한국의 맞춤형 선교를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선교현지의 필요에 맞는 '맞춤형 선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한국은 현지 교단이나 교회의 필요를 고려하여 선교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사 자신이 원하는 선교지를 정해왔다"며 "한국 선교사 2만명 시대, GMS 파송 선교사만 5천명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선교현장과 현지교회의 필요와 요구에 맞는 맞춤형 선교를 시도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 선교사들이 이미 일구어 놓은 현장에 어깨 동무하며 협력하는 장이 일어나야 할 것"이라며 파송 본부는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적재 적소에 배치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선교훈련에 있어서도 "각 나라마다 필요한 사역을 파악해 맞춤형 선교사를 양성해 내야 할 것"이라며 "맞춤형 선교로 중복투자를 감소시키고 세계교회와의 협력을 이루는 단초를 마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