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시리아 공격이 이르면 29일(이하 현지시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NBC는 27일 미국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군의 시리아 미사일 공격은 이르면 29일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공습은 제한된 지역에 사흘에 걸쳐 단행될 것이며 아사드 정권의 군사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라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도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이르면 29∼30일 시리아 공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29일에 제한적 공습이 단행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나토가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나토는 아직 회의 개최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나토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29일 긴급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브루나이를 방문 중인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2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명령을 내리면 즉각 군사공격을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우리는 대통령이 어떤 군사옵션을 선택하더라도 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군사력과 자원들을 배치해놨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전날 존 케리 국무장관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을 기정사실화하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으로, 오바마 행정부가 사실상 군사개입 수순을 밟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헤이글 장관은 이어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건 나에게 너무나 분명하다"며 "우리는 시리아에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군사개입 시점에 대해서는 "최종 결단을 내리기 위한 관련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국은 정부의 시리아 군사개입 추진이 의회의 표결 요구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날 휴가 일정을 단축하고 업무에 복귀해 여름 휴회 중인 하원 전체회의를 29일에 소집해 시리아 군사 제재방안에 대한 표결 등 동의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아사드 정권은 지난 21일 화학무기 참사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서방이 공격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어할 것이며 이는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이 공격한다면 시리아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써 방어에 나설 것"이라며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조사단이 전날 현장 조사에서 총격을 받은 것과 관련해 무알렘 장관은 반군 측에 책임을 묻고 조사단의 안전보장 문제로 반군과 이견이 있어 28일까지 현장 조사가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 시도는 이스라엘과 알카에다 연계세력인 알누스라전선을 이롭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일 서방의 개입 움직임에 반발한 러시아는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부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서방은 이슬람 세계에서 수류탄을 든 원숭이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글을 올려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란 외무부의 압바스 아락치 대변인도 이날 정례회견에서 "시리아 군사 공격에 강력히 경고한다"면서 "후과는 시리아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에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