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 서기의 재판이 26일 오전 속개됐다.
산둥성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은 지난 나흘동안에 걸친 보시라이의 뇌물 수수, 공금 횡령, 직권 남용 혐의에 관한 증거 검증에 이어 본격적으로 유무죄를 다투는 심리를 재개했다.
보시라이는 나흘간 이어진 심리에서 뇌물 수수와 공금 횡령 혐의와 관련, 자신이 직접 돈을 받았다는 검찰 측 공소 사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아울러 해외 생활비 명목으로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와 아들 보과과(薄瓜瓜)에게 돈이 건너간 것이 사실일지라도 자신은 이를 전혀 몰랐으므로 형사 책임을 질 수 없다는 논리를 폈다.
보시라이는 또 아내의 영국인 독살 사건을 은폐하려고 이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던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을 독단적으로 해임했다는 직권 남용 혐의도 부인했다.
따라서 이날 재판부터는 완전 무죄를 주장하는 보시라이와 유죄를 입증해야 하는 검찰 사이에 치열한 법리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언론은 보시라이 비판에 열을 올리며 동정 여론 차단에 나섰다.
법제일보는 이날 방청객 인터뷰 형식의 기사를 통해 "보시라이의 직권 남용 사실은 명확하고 증거 또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언론이 '불공정 재판'의 비판을 무릅쓰고 재판 도중 장외에서 검찰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은 보시라이가 뜻밖에 무죄를 다투면서 중국 국민 사이에서 보시라이의 혐의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우려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