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전국성서신학원협의회는 20일 오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첫 전국대회를 개최하고 평신도 신학교육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는 통합 성서신학원 개원 92년 만의 첫 전국대회로 전국에서 400여 명의 평신도와 목회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전국성서신학원협의회 수석부회장 김용규 목사의 사회로 개회예배가 시작됐다.
'우리는 어떤 사람을 길러야 할까'(사무엘상 2장1~2절)란 제목으로 설교말씀을 전한 김명용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은 평신도 신학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총장은 "하나님의 역사는 신학을 통해 이땅에 펼쳐졌다"면서 "루터가 '만민사제직'을 들고 나왔는데, 이 것이 신학으로, 이 신학이 있었기 때문에 종교개혁의 위대한 역사가 시작되었고, 교회가 새로워지는 엄청난 변화가 나타났다. 이 신학이 나타난 순간 새 시대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이어 "칼빈의 정신을 이어받은 개펵파 교회는 이 만인사제직을 다시 '만인의 왕직'으로 발젼시켰다"며 "이것이 엄청난 정치적 혁명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김 총장의 말을 빌리자면, 당시 절대적 독재를 가능케 한 이론이 '왕의 권한은 신이 내린 것'이라는 왕권신수설이었고, 개혁파 교회가 발전시킨 '만인의 왕직'은 왕권신수설을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로 가는 결정적 역사적 공헌을 했다.
황제만이 왕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왕이기 때문에 황제가 통치하기 위해서는 백성들과 계약을 맺어야 하고 황제가 이 계약을 어기면 황제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 왕권신수설을 대치하는 개혁파교회가 발전시킨 계약설이었다. 이 계약설이 민주주의로 가는 결정적 이론이었으며, 만인의 왕직과 계약설은 모두 신학이었다.
이 같은 설명과 함께 김 총장은 "이 신학은 신분사회를 무너뜨리고 독재를 무너뜨리고, 자유의 새시대를 여는 결정적 사건이 됐다"며 "이 신학이 독재의 마귀를 무너뜨리고 민주주의의 찬란한 역사를 만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총장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낮아진 수준'을 꼽았다. 평범한 가톨릭 성도와 이야기 하다보면 칼 라너(Karl Rahner, 1904년~1984년)의 신학이 그냥 나온다는 것. 평신도가 교회가 아닌 가톨릭으로 가는 것은 바로 이런 신학의 부재로 인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총장은 "신학은 하나님의 말씀이요 세상을 변화시키는 도구"라고 강조하며, 교회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평신도부터 목사에 이르기까지 수준있는 신학 공부를 해야하며, 그 역할을 바로 성서신학원이 감당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총장은 세상을 바꾸는 데는 신학과 함께 기도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예로 들었다'
"다윗이 블레셋 사람에게 이르되 너는 칼과 창과 단창으로 내게 오거니와 나는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네게 가노라"(삼상17:45)
김 총장은 "다윗처러 주님과 함께 가야한다"며 "주임과 함께 안 가면 골리앗에게 죽을 수 밖에 없기에, 살기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총장은 "성경을 잘 알고, 신학을 아는 만큼 기도해야 한다. 기도의 눈물이 세상을 살린다"며 미국 하바드대학교 졸업식을 통해 당시 국무장관 조지 마샬이 천명한 '마샬 플랜(Marshall Plan)'에 들어있는 용서와 사랑의 의미를 설명했다. 전범인 독일을 벌하기보다 재정적 지원을 통해 재건을 도와줬던 '마샬 플랜' 속의 원수를 갚기보다 용서와 사랑으로 품었던, 그것이 그리스도의 사랑이었다는 것이다.
신학도의 마음에는 이 같은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 신학을 통해 교회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며, 종국에는 마귀를 물리칠 수 있는 힘을 가진 성도들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서 김명용 총장은 설교를 마무리했다.
설교 후 이어진 환영사에서 전국성서신학원협의회장 정동범 목사는 "오늘날 시대의 영적 절박함은 그 어느 때보다도 평신도의 신앙 강화가 요청되고 있다"며 "평신도가 성경을 전체적으로 배우고, 체계적으로 신학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 성서신학원"라고 강조하며 이 신학원의 발전을 위한 총회와 노회의 관심과 정책적 지원을 당부했다.
한편, 예배 후 이어진 주제강의에서는 성서신학원 출신으로 예장 통합 증경 총회장이자 WCC 10차 부산총회 한국준비위원회 대표상임대회장을 맡고 있는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성경과 신학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총회 역사위원장 정재훈 목사와 소기천 장신대 교수, 정동범 목사가 각각 발제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