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폴리 AP=연합뉴스) 한쪽에서는 격렬한 총격전이 펼쳐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승리의 축포 소리가 울리는 곳.
리비아 반군이 무아마르 카다피 축출을 위해 진격한 수도 트리폴리는 승리의 환호와 함께 두려움이 공존하고 있다.
카다피의 최후 보루인 트리폴리가 반군의 손에 넘어온 지 이틀째인 22일(현지시각) 트리폴리는 자동차들이 저격수를 피하려고 인적이 끊긴 도로를 지나가고 상점은 굳게 닫힌 상태였다. 망가진 자동차 차체 등으로 만든 반군의 임시 검문소도 눈에 띄었다.
곳곳에 숨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카다피의 녹색깃발을 불태우고 포스터를 밟아 뭉개는 등 나름의 방식으로 카다피 시대가 끝나는데 대한 기쁨을 표현하고 있었다.
많은 시민들은 42년간 철권통치한 카다피가 최근 며칠 만에 갑자기 무너진 데 대해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녹색광장 인근 커피숍에서 일하는 아스라프 할라티(30)씨는 광장에 나와 "우리는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면서 "이런 일이 실제 일어난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반군은 지중해 인근의 여자경찰대학을 차지해 반군의 거점으로 사용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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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822) -- BENGHAZI, Aug. 22, 2011 (Xinhua) -- Libyans celebrate at Tahrir square, downtown Benghazi, as rebels fought their way into Tripoli, Libya, Aug. 22, 2011. Libyan rebels used three days to advance from capital Tripoli's outskirts into the city center. (Xinhua/Mohamed Omer) (w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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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학 기숙사에는 여경들이 도망치면서 두고 간 제복과 컴퓨터 TV 등 물건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무니르 알 아얀이란 이름의 한 대원은 "우리는 트리폴리를 모든 외부의 공격과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군의 낙관적인 생각은 곧바로 바뀌었다.
이 대학 캠퍼스는 인근에 숨어 있던 카다피 친위부대로부터 집중포화를 받은 것이다.
친위부대 저격수들은 근처를 지나가는 자동차를 겨냥해 사격했고 대공포가 대학 캠퍼스에 떨어져 엄청난 굉음이 발생했다.
반군 역시 갑작스런 반전에 어쩔 줄 모르며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카다피 추종세력은 여전히 트리폴리 일부 지역에서 반군을 향해 공격하고 있었다.
Mideast Libya
Libyan rebel fighters prepare to shoot towards pro-Gadhafi forces during fighting in downtown Tripoli, LIbya, Monday, Aug. 22, 2011. Libyan rebels claimed to be in control of most of the Libyan capital on Monday after their lightning advance on Tripoli heralded the fall of Moammar Gadhafi's nearly 42-year regime. Scattered battles erupted, and the mercurial leader's whereabouts remained unknown. (AP Photo/Sergey Ponomar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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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격포와 소형 로켓포 소리가 도시를 진동했고 반군과 기자들이 머무는 학교 인근에서도 반군과 카다피 친위부대 간의 포격전이 잇따랐다.
녹색광장을 제외하고는 거리에서 행인들을 찾아보기는 어려웠고 녹색광장에서의 축하 분위기는 저항감과 조소감이 혼재돼 있었다.
한 남자는 승리를 자축하며 춤을 췄고 다른 사람들은 불에 탄 녹색깃발을 들고 있었다.
반군이 장악한 뒤에도 트리폴리 시민의 일상생활은 여전히 마비돼 있다.
주유소 한곳이 반군 차량을 위해 잠시 문을 열자 기름이 없어 차를 몇 달째 못쓰고 있던 운전자들이 길게 늘어섰다.
최근 몇 달간 트리폴리에서 빚어진 극도의 에너지 부족현상을 쉽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트리폴리는 이처럼 미래를 설계하기에는 여전히 매우 혼란스럽지만 일부 시민은 앞으로의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의학도인 모하메드 아가미(22)는 "우리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를 갖게 될 것"이라서 "모두가 두려움 없이 원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