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전 전 대통령의 처조카 이재홍(57)씨 등 2명을 체포해 조사중이라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전날 이씨가 운영하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조경업체 C사와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으며, 압수수색을 마친 뒤 곧바로 증거인멸 등을 우려해 이씨를 체포했다.
이씨는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 누나의 아들로 지금까지 비자금 은닉·관리와 관련해 비중있게 거론된 인물은 아니었다. 지방의 한 사립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2∼87년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해 C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C사는 1988년 설립된 뒤 대림산업, 삼성물산, 롯데건설 등 대기업 건설사의 협력업체로 아파트 조경공사를 수주하면서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1990년대 초반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서울 인근 지역에서 부동산을 매입해 관리해왔으며 최근 이 부동산을 60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 측에 매각대금으로 추정되는 거액이 흘러들어간 단서를 포착했다.
이씨가 소유한 C사의 설립·운영 자금에 비자금 중 일부가 유입됐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자금이 이씨가 운영하는 조경업체에 유입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계좌추적 등을 통해 자금흐름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 뿐만 아니라 전 전 대통령 일가와 이씨 사이에서 부동산 관리에 깊이 관여한 다른 재산관리인을 함께 체포해 조사중이다.
전 전 대통령 일가가 비자금으로 매입한 차명 부동산의 존재가 외부에 드러날 것을 우려해 친인척 외에 다른 제3의 관리인을 두고 치밀하게 관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씨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석방 또는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62)씨에 대해서도 사법처리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이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