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 일본의 욱일전범기 스티커들이 무더기로 부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전범기 스티커들은 현재 LA다운타운의 '리틀 도쿄' 거리의 도로명을 알리는 표지판에 대부분 붙어 있다. 작은 스티커지만 붉은 빛이 부챗살처럼 퍼진 욱일전범기의 테두리를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 눈에 쉽게 들어온다.
이 스티커들은 지난달 27일 미주한국일보의 보도로 한인사회에 처음 알려졌다.
한인들은 일본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 스티커가 시내 공공장소에 붙은 것에 대해 분노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이 일본 상점만이 아니라 한인 업소들도 많은 다운타운이라는 점에서 전범의 상징물이 장식된 것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인사회는 이같은 스티커들이 거리 표지판에 조직적으로 붙인 행위는 일본의 과거 전쟁범죄를 미화하고 군국주의 부활을 의도하는 일본 극우세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특히 최근 LA 일본총영사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위안부성노예 역사를 왜곡하는 기고문을 싣고 글레데일시의 소녀상 건립반대와 위안부기림 조형물 설치안을 심의중인 부에나팍시를 찾아가 노골적인 반대압력을 행사하는 등 일련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LA 한인회와 한인상공회의소 등 한인단체들은 전범기 스티커를 시설물 훼손하는 '밴달리즘(vandalism)'으로 당국에 신고하고 제거조치를 요구하는 등 적극 대처에 나섰다.
LA 한인회 제프 이 사무국장은 "LA시 공공사업국에 스티커 제거를 요청한 상태"라며 "욱일전범기는 독일 나치의 갈고리 십자 문양인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상징물이므로 조치가 늦춰질 경우 한인회가 직접 제거에 나설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LA 한인상공회의소(회장 케니 박)도 "가뜩이나 독도 영유권 분쟁과 위안부 문제 등으로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일제의 상징이자 전범국의 유물과 같은 전범기를 다운타운에 버젓이 붙여놓는 행위는 한일 양국의 미래를 위해서도 옳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소식에 뉴욕한인사회도 깊은 관심과 LA한인사회에 성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연초에 욱일전범기 작품 전시로 물의를 일으킨 MoMA(뉴욕현대미술관)와 전범기 디자인 홍보물을 거리에 부착한 뉴욕시에 강력한 항의서한을 보내 공식사과를 끌어낸 뉴욕한인학부모협회 최윤희 공동회장은 "그동안 예술로 위장한 일본전범기 디자인을 우리가 방치했기때문에 일본극우세력이 노골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전범기는 물론 유사전범기 출몰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