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정책을 담당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장은 개성공단이 잘 돼야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조성도 잘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지난 9일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방북 기간 김양건과 2시간 30분간 면담한 기회에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개성공단도 따지고 보면 DMZ에 있다. 개성공단을 적극적으로 잘해서 잘 돼야 DMZ에 공원을 만드는 것도 되든지 말든지 할 텐데, 지금 이렇게 안 되는 상황에서 DMZ(공원)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 개성공단이 잘 되면 DMZ도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 사장은 전했다.
이는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 중인 DMZ 평화공원 조성계획에 북한이 협조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7차회담을 앞둔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개성공단은 잘 되리라 생각한다. 더 이상 뭘 이야기하겠나. 깨지냐 안 깨지냐인데, 깨지겠느냐"면서 "잘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특히 "(북한에서 만난) 누구도 (개성공단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서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방북 기간인 지난달 30일 평양에서 해외동포들과의 단체 기념사진 촬영 기회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도 만났다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은 단체 사진촬영 이후 박 사장을 따로 불러내 별도로 사진을 찍은 뒤 "장군님 시대 때부터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가져 온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박 사장은 뿌리깊은 분"이라면서 "앞으로도 조국 통일을 위해 함께 손잡고 일해가자"고 말했다고 박 사장은 전했다.
그러나 김 제1위원장과 더 이상의 구체적 대화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장은 "북한이 백두산·칠보산·원산·금강산·개성 등 6개지역에 관광특구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북측으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1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특별명령에 의해 삼지연(백두산), 어랑(칠보산), 갈마(원산)비행장 등 군사비행장 3곳을 북한이 민영화시켰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행장이 민간용으로 바뀐다면 개성 시대, 금강산 시대를 넘어 백두산, 칠보산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김양건 부장과 우리 통일장관과의 이른바 '격' 문제가 논란이 된 것과 관련, "김양건은 김일성 때부터 있던 사람이지만 우리는 누가 장관이 되든 1∼2년 만에 그만두는데 그런 측면에서 북쪽이 차이를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시민권자로 북한에서 평화자동차와 보통강 호텔을 운영해 온 박 사장은 북한이 주장하는 이른바 '전승절'을 맞아 지난달 말 방북했다가 지난 3일 서울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