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한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마스트 클라이언트(설립 중개업체)는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인 것으로 조사됐다.
9일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유령회사 설립을 자문하고 중개한 마스터클라이언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이 설립한 유령회사 369개 중 UBS 싱가포르 지점과 홍콩 지점은 모두 31곳의 유령회사 설립을 중개했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이수영 OCI 회장, 박효상 갑을오토텍 대표 등 재계 인사들이 이 은행의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를 통해 유령회사를 만들고 해외 비밀계좌를 운영했다.
홍콩에 위치한 '컴퍼니 킷'이란 역외법인 설립 전문업체가 모두 29개의 유령회사 설립을 중개해 2위를 차지했다.
독일 은행 도이체 방크와 동남아 최대은행 DBS가 각각 8개와 7개의 유령회사를 설립해 그 뒤를 이었다.
뉴스타파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조세피난처 데이터 전수조사를 통해 한국인이 설립한 유령회사 369개를 찾았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주로 2007~2008년 사이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했다.
뉴스타파가 찾은 369개의 유령회사 중 2007~2008년에만 108개의 페이퍼 컴퍼니가 생겼다.
또 대형 투자 은행들은 고객의 존재를 철저히 숨기는 수법으로 노미니 디렉터(차명 이사)를 내세운 유령회사의 비밀계좌도 만들어 준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차명주주와 차명이사를 내세운 유령회사는 369개 중 50곳이다.
뉴스타파는 "UBS 홍콩 지점은 영업 지역의 모든 규정과 규칙을 준수하고 있고 자신들은 고객에게 세금자문을 제공하지 않으며, 따라서 어떠한 위반 행위도 저지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