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지금 한계에 부딪힌 것은 '목회자들의 우민정책' 때문이라 지적하고 '세습 반대'를 외쳤던 소망교회 김지철(65) 담임목사의 최근 언론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김 목사는 지난달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교회 세습 반대'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
김지철 목사는 세습의 가장 큰 문제에 대해 '자기개혁과 자기성찰의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을 지적했다.
김 목사는 "세습하면 부모가 갖고 있는 권위와 힘이 자식에게 그대로 위임된다. 물려받은 자녀가 부모가 했던 걸 바꿀 수 있을까? 업그레이드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교회의 핵심은 자기갱신, 자기개혁을 통해 끊임없이 성숙해지는 것이다. 세습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 문제를 가져오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교회에서 목사가 우상화되기 때문에 세습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세습에는 두 가지가 다 있다"면서 "목사에게는 명예도 있고, 힘들고 어려운 삶을 받아야 하는 고난의 길도 있다. 이 두 가지를 내가 다 받겠다고 하는 것이다"고 세습에 대해 정의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가 목사인데 아들도 목사인 건 좋은 거다. 아버지가 의사인데 아들도 의사가 되고 싶다, 아버지가 정치인인데 아들도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식이다"고 부연한 뒤 "아버지에게 받은 노하우도 있고 삶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좋은 거고, 격려해줘야 하고, 일종의 전문성의 확대로 볼 수 있다"며 세습과 다른 의미인 대(代)를 이어 목사가 되는 것의 장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김 목사는 "근데 '자기 자리'를 아들에게 그대로 넘겨준다고 할 때에는 아버지와 아들 모두에게 문제가 된다"며 "특히, 아들의 경우 자기가 갖고 있는 도전정신과 개혁정신이 그만큼 축소가 되고 마는 것이다"며 세습의 폐단을 지적했다.
그는 또 "교회가 기업화되고 사유화되고, 그리스도의 몸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거대한 집단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안타까웠다"며 "교회 사유화의 한 형태가 '세습'이라는 것을 늘 기억하고 있었다. 교회가 개인의 사유화된 공동체가 아니라 하나님의 공동체라는 것을 한 번쯤은 일깨울 필요가 있었다"고 세습반대를 거듭 강조하는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