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와 천주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5대 종단 종교인 658명이 7일 개성 공단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개성공단이 신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북측과 타협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정전 6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우리는 평화에 대한 다짐을 하면서 미래를 향해 희망을 갖고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랜 분단세월을 거쳐 온 남북한이 통일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대화하고 교류하고 협력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원래 대화는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서로의 차이점을 줄여 타협을 하기 위한 수단이다"고 설명하고 "이제 남북 양측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조금씩 양보해서 타협안을 마련할 때"라고 강조했다.
개신교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경동교회 당회장 박종화 목사는 "개성공단은 '통일학교'다"고 강조하며 "공단에서 남북 근로자가 한데 어울려 생활하는 것을 보고 이게 통일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북쪽은 물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공단 안에서 씻고 가족들의 옷을 빤다"며 "그래서 공단 안에는 큰 샤워시설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세탁기가 있었다"고 개성공단의 모습을 전했다.
그는 "퇴근 후 깨끗해진 몸과 옷으로, 국산 초콜릿과 과자를 가지고 밝은 모습으로 돌아가던 북측 근로자들의 모습에서 '사람이 같이 사는 모습'이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또 "오랜 세월 땀흘려 세운 건물도 폭파할 때는 5초밖에 걸리지 않는 것처럼, 긴 기간 공들여 세운 개성공단도 파괴하기는 순식간이다"라며 "그러나 한 번 무너지면 다시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도 나타냈다.
5대 종단 종교인들은 성명에서 "개성공단 실무협상이 결렬돼 양측이 양보 하지 않을 경우 개성공단은 폐쇄될 위기"며 "대화는 각자의 입장을 양보하고 조율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성공단에 진출한 기업들이 도산할 위기에 처해있고 북측에도 5만 명이나 되는 근로자들의 생존권이 박탈될 상황"이라며 "개성공단 유지는 그 어떠한 인도적 대북지원보다 북한주민을 돕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민간단체들의 인도적 대북지원을 허용하고 평화와 통일을 위해 교류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명에는 개신교 136명, 불교 117명, 원불교 82명, 천도교 106명, 천주교 217명 등 총 658명의 종교인이 참여했고, 유창근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종교인 모임에 감사를 전하며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100만인 서명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