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레비 씨가 트위터에 올린 사진. 레비 씨가 그의 트위터에 올린 탈출 직후의 사고기 사진과 승객들(사진출처 @BenLevy74)이다. 화염에 휩싸인 비행기, 탈출승객은 망연자실하고 있고, 대처를 위해 뭔가를 찾는 아시아나 스튜어디스의 모습이 보인다.   ©벤자민 레비 트위터(BenLevy74)

아시아나항공의 악몽이 끝이 안 보인다. 지난달 7일 180여명의 사상자를 낸 OZ214편(기종 B777-200ER) 착륙 사고 이후 계속 '진행중'이다. 수장의 조아림부터 액운 탈피를 위한 개명까지 시도했지만, 먹구름은 더욱 커지고만 있다.

◇사과 릴레이·편명 변경…

사고 발생 당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중국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일정을 뒤로한 채 급거 귀국했다. 그로부터 이틀 후 짧은 유감의 뜻을 전했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민일보 등 중국 주요 언론에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중국 인민과 정부에 끼친 아픔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며 "사고 승객 가족과 친지, 부상자 등 모든 관계자에게 허리 숙여 깊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지난 달 23일에는 한·중 우호교류 행사에 참석한 중국 대표단에 사과의 뜻을 전하며 사고 수습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사고 당일 머리 숙여 전국민 사과를 했다. 8일에는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하는 피해자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

9일에는 직접 현장으로 떠났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사망자 유가족과 부상자들을 만나 사과했고, 중국 영사관과 미국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등을 방문해 사고 수습에 주력했다.

당초 3일 일정으로 출국했지만 미국 KTVU의 인종 차별적 보도, 잇따른 사망자 발생 등으로 귀국 일정을 미뤘다. 23일만에 귀국한 자리에서는 "그간 신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현장에서 시간을 보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후 보상을 신속히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편명도 변경했다. 사고가 발생했던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편명을 기존의 'OZ214'에서 'OZ212'로 12일부터 바꾸기로 결정했다. 샌프란시스코~인천 노선 편명 또한 'OZ213'에서 'OZ211'로 변경된다.

항공업계에서는 큰 사고가 난 항공기의 편명을 바꾸거나 '영구결번'한다. 승객들의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다.

대한항공도 22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1997년 8월 괌 추락기 편명 KE801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 2001년 9·11테러 당시 미국 뉴욕 쌍둥이 빌딩에 충돌했던 아메리칸항공 AA11편의 편명도 바꼈다.

◇줄이은 소송전에 신규 노선배정 '패널티'까지

이로써 현장 수습은 일단락됐다. 당장 산적한 과제는 피해 보상이다.

지난달 17일 탑승객 중 처음으로 일가족 3명이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다른 탑승객 80여명 또한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과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걸었다.

이번 사고로 척추골절상을 입은 중국인 교수도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500만 달러(약 56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숨진 중국인 여고생 3명의 유족 또한 미국 로펌을 선임해 보잉과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으로선 '합의'가 최선이다. 승객 입장에선 승소 가능성이 크고 배상액이 큰 미국에서 재판을 제기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에 비춰볼 때, 당시 절반이 넘는 유족이 대한항공과 합의했다. 하지만 일부 유족은 미국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내 적게는 수십만 달러에서 최대 500만 달러까지 배상받았다.

정부의 패널티 또한 걱정이다.

앞서 1999년 국토부(당시 건설교통부)는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B747화물기 추락사고와 관련, 사고 원인에 관계없이 6개월 간 신규 국제노선 배분에서 제한조치했다.

1997년 괌 추락사고 당시에도 정부는 대한항공에 대해 1년 간 국제선 노선을 배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괌과 사이판 노선에 대해서도 2년 간 노선면허 발급을 금지했다.

보잉 747-400   ©아시아나 항공

이와 관련 국토부 운항정책과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패널티 부과에 대해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규정은 사실상 유효한 상황"이라며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 신규 노선 배정에 불이익을 적용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은 그나마 '휴가철'을 맞아 입막음은 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럼에도 금융투자업계는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동양증권은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영업손실 13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매출액 또한 전년 대비 3.8%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나항공은 9일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다.

훼손된 이미지 회복도 관건이다. 당장 사고 여객기 1대가 운항 스케줄에서 제외된 탓에 이달까지만 해도 일부 노선 운항의 95회(국제선 52회·국내선 43회)가 취소됐고, 10월 말까지는 운항 차질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우선 조속히 사고 수습을 마무리하고 승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보상과 합의에 이르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소송과 관련해선 "중간에 합의되는 경우도 많다"며 "최대한 승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아시아나항공 #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