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하마드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차남, 아이프 알-이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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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과 3남인 알-사디가 반군에 생포됐다고 리비아 반군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카다피 후계자 1순위'로 꼽혀 온 알-이슬람이 반군에게 붙잡히고 반군의 트리폴리 진격이 계속됨에 따라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 무스타파 압델 잘릴 위원장은 이날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가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TV와 인터뷰를 통해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이 붙잡혔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프 알-이슬람이 "법정에 넘겨지기 전까지 철저한 감시 아래 안전한 장소에서 지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사이프 알-이슬람이 언제, 어디서 체포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카다피의 권력을 승계할 차기 지도자로 알려져 온 알-이슬람은 한때 경제 개혁 옹호자로 알려졌었으나 반 카다피 세력이 봉기하자 서방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반군에 대한 강경 입장을 천명해 주목받아 왔다.
카다피의 둘째 부인에서 태어난 알-이슬람은 2009년 10월 독특한 정치행정 체제를 갖춘 리비아에서 정부 역할을 하는 `시민ㆍ인민위원회'의 위원장 격인 `조정자(General Coordinator)'로 추대되기 전부터 비영리법인인 `카다피 재단'을 이끌면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대외 업무 등을 맡아왔다.
알-이슬람과 함께 반군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진 전직 프로축구 선수인 셋째 아들 알-사디는 리비아축구협회를 이끈 경력이 있으며, 자국 프로축구팀에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기도 했다.
카다피의 아들이 생포되는 사이 반군은 "카다피 정권이 몇 시간 내로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도 "카다피의 종말이 가까이 왔다"고 밝히며 이를 뒷받침했다.
궁지에 몰린 리비아 정부의 무사 이브라힘 대변인은 곧바로 과도국가위원회 대표와 직접적인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습으로 트리폴리에서 "지난 12시간 동안 약 1천300명이 숨지고 5천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리비아 정권은 여전히 강하고 수천 명의 자원자와 병력은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리비아 반군 자위야 점령
(AP/스카이 APTN=연합뉴스) 19일(현지시각) 리비아 반군이 수도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km 떨어진 자위야에서 정부군과의 교전에 승리한 뒤 카다피 정권의 깃발을 태우며 환호하고 있다. 리비아 반군은 20일 자위야에서 정부군을 몰아내고 튀니지 동부와 트리폴리를 연결하는 핵심 보급로를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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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NTC는 카다피의 퇴진을 조건으로 리비아 정부군과 휴전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리비아 반군은 앞서 카다피의 최후거점인 트리폴리에 시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입성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반군은 거리에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트리폴리로 진입했으며 시민은 반군 차량행렬을 따라 뛰면서 맞이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나푸사산(山)에서 트리폴리 서쪽으로 진격해 들어온 반군은 리비아의 32여단 기지를 접수하고 교도소 수감자들을 석방했다.
카다피의 5남 카미스가 이끌어 일명 '카미스 여단'으로 불리는 32여단은 실질적인 '정권수호군' 역할을 해 온 리비아의 최정예 부대로 트리폴리에서 약 27km 떨어진 곳에 주둔해 있다.
이 부대는 여타 군부대와는 달리 징집 군인이 아닌 카다피에게 직접 충성을 맹세한 청년들로 구성돼 있다.
리비아에서 일부 군인들이 부대를 이탈해 시위대에 합류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는 일반 부대에 해당할 뿐 32여단과 같은 정예 부대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충성도가 높다.
카다피 정권의 붕괴가 임박하면서 '포스트 카다피'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 체제 종식을 위해 수도 트리폴리를 공격 중이라면서 반군 지도부인 NTC가 포스트 카다피 체제 수립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리비아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하고 있으며 대통령과 국무장관은 주기적으로 브리핑을 받고 있다. 미 행정부는 TNC는 물론 동맹국,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