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이 통과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교회 내에서 동성결혼식을 치르는 것에 반대하는 성공회가 고소당할 위협에 처했다.
크리스천포스트(CP) 2일(현지시간) 영국의 한 남성 동성애자 커플이 성공회를 대상으로 법적 소송을 벌일 계획임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영국에서 동성결혼 합법화가 이뤄지면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이에 반대하는 교회와 교인들의 자유가 침범당할 소지가 높을 것이라던 현지 교계의 우려가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통과된 법안은 교회에서 동성결혼식을 치르는 것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권을 성공회와 가톨릭 교회를 비롯한 종교 기관들에 남겨 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법안의 반대자들은 동성애자 인권주의자들이 이같은 예외에 대항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에 고소를 계획 중인 커플 역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것이 기쁘지만, 이는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아직도 실제로 교회에서는 결혼식을 하지 못한다. 우리는 교회가 영국 사회를 위해 옳은 일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전통적 결혼을 지지하는 영국 보수단체 결혼을위한연합(Coalition for Marriage)의 대표 콜린 하트는 "아직 법안의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교회가 법적 소송에 휘말리는 일이 발생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우리는 데이빗 캐머런 총리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알려줬었고, 교회에 선택권을 주겠다는 그의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도 경고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우리에게 귀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의 신중하지 못한 판단은 결국 종교적 신념을 가진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적 정당성만을 중시하는 전제주의적 정책의 희생자로 전락하는 큰 대가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그는 비판했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17일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이 최종 통과됐으며, 이 법안은 이르면 내년 여름부터 효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한편, 영국의 이번 사례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헌 판결 이후 미국의 종교자유 미래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