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개방 경제로 전환한 이후 40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부동산 경제의 붕괴와 소비 지출 감소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위기 징후는 여러 지표에서 확인된다. 2014년 77%에 달했던 소득 증가 체감률이 지난해 39%로 급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사그라들고 있다.
부동산 부문의 위기가 중국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개발 회사들의 도산으로 투자가 위축되고,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며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지출이 줄어들고, 기업들은 임금 삭감과 고용 축소에 나서고 있다.
청년 실업 문제도 심각하다. 수백만 명의 대졸자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구직 시장을 떠돌고 있다. 6월 16~24살 실업률이 13%였으나 7월에는 17%로 급증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위니 첸의 사례는 중국 청년들이 겪고 있는 취업난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1229곳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제시받은 조건은 대부분 열악했다.
소비 지출 감소도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알리바바의 국내 온라인 쇼핑 매출이 1% 감소했으며, 영화 매출도 지난해 대비 절반 가까이 줄었다. 미국 농업부는 중국인들의 돈육 구매가 줄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고기 구매가 늘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서방 기업들이 철수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사치품 그룹 LVMH의 화장품 회사 세포라가 감원을 발표했고, IBM은 중국 내 연구개발 센터 2곳을 폐쇄했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과거에 효과를 보았던 정책들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지방정부의 대규모 건설 투자로 인한 부채가 7조 달러(약 9396조 원)에 달하며, 이는 또 다른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위기 인식 확산을 막기 위해 시장과 경제 데이터를 규제하고 있다. 청년실업률 발표를 중단했다가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해 낮춘 수치를 발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또한, 경제학자들이 중국 경제와 1980년대 일본의 부동산 붕괴 사태를 비교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기도 했다.
투자 은행 나티시스의 아태지역 경제 책임자 앨리샤 가르시아-에레로는 "금융 위기로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중국 및 해외 투자자들이 자금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 하락과 주식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5%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정도의 성장이 가능할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가전제품 수출 등으로 중국의 수출이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지만, 공급 과잉으로 인한 수익률 하락으로 부동산 부문 침체에 따른 피해를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서방의 우려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중국 거시경제연구원의 진 뤄팅 국제경제 연구소장은 서방 매체들과 정치인들이 중국 경제의 문제를 과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반박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청년 실업, 부동산 시장 침체, 소비 위축, 투자 감소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중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국 경제는 장기적인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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