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팀을 조만간 수사팀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이번달 중으로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범죄 혐의사실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미납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은닉 재산을 찾아내는 추징금 집행에 중점을 뒀던 단계에서 범죄와 관련된 구체적인 단서를 찾아 형사처벌하기 위한 수사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일가 및 친인척, 측근 등의 자택과 회사 등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통해 범죄 혐의와 직결되는 정황과 증거자료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남 전재국씨가 소유한 시공사·허브빌리지와 차남 전재용씨가 세운 비엘에셋·웨어밸리의 설립·운영자금, 재국씨의 미술품과 재용씨가 보유한 이태원동 빌라 3채 매입대금의 자금원을 추적하면서 숨겨둔 비자금을 캐고 있다.
또 이순자씨 명의의 30억원짜리 개인 연금보험을 비롯해 전 전 대통령의 자녀, 손주, 친인척 명의로 된 보험가입 내역, 전 전 대통령 3부자 명의로 된 증권계좌의 20년치 입출금 거래 내역, 은행 대여금고 7개의 압수물 등을 분석하며 비자금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다.
다만 검찰은 국내외 재산을 한꺼번에 들여다보기 보단 비자금 유입 의혹이 짙고 환수 가능성이 높은 국내 재산 4~5개를 선별해 우선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수사로 전환할 경우 전 전 대통령의 두 아들 재국·재용씨의 부동산 차명보유, 시공사·비엘에셋 등 회사 자금 횡령·탈세뿐 아니라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은닉재산의 국외 유출 의혹 등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사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이 비자금을 차명으로 관리하거나 숨겨준 사실이 드러나면 '범죄수익 은닉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비자금 관리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류모씨를 비롯해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측근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전 전 대통령 일가와의 관계, 비자금 은닉이나 관리·사용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검찰은 방대한 분량의 자료 분석과 참고인 조사를 마치는대로 전 전 대통령 일가를 직접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를위해 검찰은 형사부 소속 부부장 검사 1명과 회계분석 요원 2명 등 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필요한 인력을 추가로 지원받을 예정이다.
한편 전 전 대통령 측은 조만간 정식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검찰 수사에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이순자씨 명의의 연금보험에 대한 압류해제를 요청한 것 외에는 검찰에 별다른 입장이나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