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 1세가 가톨릭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를 위해 일주일간 브라질 방문을 마치고 비행기 내 기자회견에서 동성애자를 대하는 교회의 태도에 관해 언급한 이후 이에 대한 논쟁이 일고 있다.
그는 "동성애자인 누군가가 주님을 찾으며 선한 뜻을 갖고 있다면, 내가 누구이기에 그를 정죄할 수 있겠는가?(If someone is gay and he searches for the Lord and has good will, who am I to judge?)"라고 밝혔다.
그는 "가톨릭 교리문답서는 '우리는 사람을 소외시키지 말고 사회 속으로 융화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간접적으로 표현했으며 "진짜 문제는 성적 지향성이 아니라 이를 위한 정치적 로비"라고 지적했다. 그는 바티칸 내에 동성애를 합법화 하려는 로비가 있음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이 발언 이후 언론들은 각종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내가 누구이기에 그를 정죄할 수 있겠는가?"란 대목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일부 언론들은 "가톨릭이 동성애자 사제에 대한 규정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톨릭은 동성애 성향이 있다고 해서 사제 서품을 거부하진 않는다. 다만, 그 동성애적 성향에 따라 행동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이 조항은 동성애 행위가 교리에 의거해 하나님 앞에 죄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사제는 성적 순결을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라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이성애건, 동성애건 사제는 성적 순결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론들은 "가톨릭 내에서 소위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도 사제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전임자였던 베네딕토 16세의 경우는 "동성애적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동성애적 성향을 가진 경우라면 사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베네딕토 16세는 "동성애 성향이 깊이 뿌리 내린 경우 그런 자는 사제가 될 수 없다"는 문서에 서명한 바 있다. 프란치스코의 이번 발언은 전임 교황에 비해 상당히 유화적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언론들의 보도에 보수적 신학자들은 큰 불만이다. 그들은 "교황의 발언을 언론들이 자신의 구미에 맞게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교황이 지혜롭게 언론을 통해 교리적 입장에서 이 문제를 잘 설명했다"고 보기도 한다. 사실 교황의 발언은 죄악은 거부, 죄인은 포용이라는 입장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내가 누구이기에 그를 정죄할 수 있겠는가?"란 발언이 교황이 동성애를 마치 옹호하는 것처럼 오인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미국 가톨릭의 대표적 지도자이자 교황 후보로도 강력히 거론됐던 티모시 돌란 추기경은 30일 CBS의 아침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교황은 여전히 동성애를 반대하고 있으며 동성애를 대하는 가톨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