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유가격 인상 억제를 위한 대형마트 단속에 나섰다.
업계 안팎에선 원유가격 연동제를 시행하며 소매가를 동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반발이 나온다.
31일 기획재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는 전날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와 하나로클럽 관계자를 정부 서울청사로 불러, 최근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는 소비자단체 관계자도 동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8월1일로 예정된 원유가격 조정을 앞두고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였다"며 "대형마트에서 우유 판매가격에 대해서는 사실상 인상 자제 요청이 있었다고 봐야하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물가를 의식한 가격 인상 억제 차원 아니겠느냐"며 "이런 분위기라면 가격 조정이 늦춰지거나 아예 어려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기재부측은 이에 대해 "자제 요청까지는 아니고 최근 우유 가격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며 "주로 유통구조와 마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업체에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도 이야기는 계속 들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유업계는 원유가격 인상에 맞춰 이르면 내달초부터 흰우유 판매가를 올리겠다는 입장을 잇따라 내놓았다.
매일유업은 다음달 8일부터 대표 품목인 흰 우유 1ℓ 제품 가격을 2천350원에서 2천600원으로 10.2%(250원) 올려 받는다는 방침이고, 서울우유도 다음달 중순께 비슷한 수준에서 우유값을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 역시 같은 선에서 가격대를 맞출 전망이지만, 시기는 8월을 넘길 수 있다는 분위기다.
원유가격은 다음달 1일부터 ℓ당 834원에서 940원으로 12.7% 상향 조정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우유값은 유통업체가 '갑'이 아니라 '을'"이라며 "원유가격이 오르면 제조사에서도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고, 제품 가격이 오르는데 마트 판매가를 그대로 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