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동성애와 동성애 전력 사제들에 대해 전임 교황들보다 더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일주일간 열린 세계청년축제를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로 돌아오는 교황 전용 비행기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눈 자리에서 "만일 동성애자인 사람이 선한 의지를 갖고 신을 찾는다면 내가 어떻게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며 동성애자들을 달래는 듯한 언급을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지난 3월 교황에 선출된 뒤 사실상 처음으로 가진 기내 기자 간담회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의 교리 문답은 동성애 행위 자체를 이유로 동성애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그들이 사회에 잘 통합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비록 가톨릭이 동성애 행위를 죄악으로 가르치고 있지만 사회는 동성애자들을 온전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같은 언급은 동성애자를 차별해서는 안 되며, 가톨릭 교회 교리문답상 동성애 취향은 죄가 아니며 동성애 행위 자체가 죄악이라는 점을 구분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의 이런 태도는 지난 2005년 뿌리깊은 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은 사제가 될 수 없다는 문서에 서명한 전임 교황 베네틱토16세에 비해 훨씬 더 완화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내의 강력한 `동성애자 로비'(게이 로비)에 대한 답변도 요구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짜 문제는 동성애 성향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이런 성향을 가진 욕심많은 사람들이 다양하게 로비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바티칸 은행의 부정부패 스캔들을 조사하도록 임명된 자신의 측근이 10년 전 우루과이와 스위스에서 바티칸 대사를 하면서 동성애를 했다는 주장의 사실 여부를 묻는 질문도 제기됐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런 소문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지만 아무런 혐의를 찾지 못했다면서 동성애자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인정은 하지만 바티칸에서 자신의 신분증에 동성애자라고 기재하고 다니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동성끼리의 결혼을 반대하는 바티칸의 기존 입장을 바꿀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톨릭 교회의 입장을 잘 알고 있지 않느냐면서 구체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여성의 사제 서품 문제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 교회는 이미 분명히 '안된다'고 밝혔다고 전제하면서 자선단체 회장이나 미사에서 사제를 돕는 소녀 복사 등 교회 내에서 여성의 역할 자체가 제한돼서는 안 되며 더욱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로마에 도착하고 나서 트위터에 `나의 기쁨이 나의 피곤함보다 훨씬 더 크다'고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