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재현 CJ 회장이 26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하고 있다.   ©뉴시스

CJ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CJ그룹의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돈이 세무당국에 흘러들어간 정황을 잡고 관련자금의 흐름을 쫓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26일 허병익(59·구속) 전 국세청 차장의 자택 압수수색에서 증거물을 확보하고, 세무조사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미화 30만 달러와 고가의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로 27일 구속했다.

허 전 차장은 뇌물을 받을 당시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으로 재직했고 이후에도 국세청 조사국장, 국세청 차장, 국세청장 직무대행을 맡아 CJ그룹의 로비가 집중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허 전 차장을 서울구치소에서 불러 CJ측으로부터 추가로 수수한 금품과 뇌물의 대가성을 집중 추궁했다.

허 전 차장은 'CJ측으로부터 받은 미화 30만 달러와 고가의 시계 1개를 전 전 청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허 전 차장이 금품을 받은 시점이 전 전 청장이 취임한 2006년 7월과 맞물려 있어 뇌물을 전달받았을 개연성이 높은 공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전 전 청장을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에 전군표 전 청장을 불러 실제 뇌물을 전달받았는지, 세무조사와 관련된 청탁을 받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전 전 청장 측은 '미화 30만 달러와 시계를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청장은 정식으로 변호인을 선임해 검찰 수사에 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CJ그룹의 정·관계 로비와 관련된 구체적인 단서나 정황이 드러나면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국세청이 2006년 이재현 회장의 주식이동 과정을 조사하면서 3560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세금을 한푼도 추징하지 않은 점을 미심쩍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이 회장의 수천억원대 탈세 사실이 드러났으나 CJ 측이 검찰 고발을 막기 위해 로비를 벌인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세청은 이 회장이 자진납부한 세금 1700억원만 추징했을 뿐 별도로 고발조치는 하지 않았다.

검찰은 또 CJ그룹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에게 선거지원 명목으로 정치자금을 제공한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CJ그룹이 2009~2010년 '온미디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로비한 의혹, 2008년 이 회장의 비자금을 관리한 이모 전 재무팀장의 청부살인 사건을 처리한 경찰에 수사관련 청탁 의혹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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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세무조사 #국세청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