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측이 한때 보유한 100억대 골프회원권의 자금원에 대해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지난 2004년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씨가 골프 회원권 142개를 매입한 정황을 잡고 광범위한 계좌추적에 나선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이씨가 매입한 해외 회원권은 경기 파주 서원밸리골프클럽이 외국인 배당몫으로 할당한 것으로 전체 회원권의 30%에 해당한다.
이씨가 매입한 회원권은 당초 골프장 시공을 맡은 동아건설이 조세피난처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세운 특수목적법인 미셸리미티드 명의로 보유했다가 갑작스런 파산으로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2004년 1월 에스더블유디씨(SWDC)에 매각됐다.
에스더블유디씨는 골프장 경영 등을 목적으로 2004년 1월 설립된 회사다. 이씨 내외가 각각 대표와 감사를 맡고 있고, 전재용씨 부부가 이사로 등재돼 있어 등기이사 4명 모두 전 전 대통령 측 인물이다.
검찰은 이씨가 당시 시가인 50억원대 보다 비싼 값에 회원권을 대량 매입한 점이 미심쩍은 것으로 보고 매입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들어갔거나 거래과정에 불법성이 없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이씨가 매입했던 시점인 2004년은 재용씨가 조세포탈 혐의로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받은 시점이어서 비자금 추징을 피할 목적으로 골프회원권을 사들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이씨가 매입한 회원권을 저축은행 6∼7곳에 넘긴 것을 놓고 전 전 대통령 측이 저축은행을 비자금 창구로 이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직계가족은 물론 친인척과 측근 등에 대한 계좌추적 등을 통해 수상한 자금흐름이 발견되는 대로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국내외에 여러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운용한 정황을 잡고 비자금이 유입됐는지를 캐고 있다.
재국씨는 2004년 9월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을 직접 방문해 100만 달러를 예치한 뒤 5년에 걸쳐 전액 인출해 당시 예금이 숨겨진 비자금과 연관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찰은 유학 자금으로 해명한 재국씨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해당은행 계좌와 연결계좌간 자금 이동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싱가포르 등에 국제사법공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검찰은 아울러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씨와 며느리 정도경, 박상아씨 등의 명의로 된 시중은행 5~6곳의 대여금고 7개에서 압수한 예금, 채권, 유가증권 등의 실소유주와 가치 등을 분석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 시공사, 허브빌리지 등에서 압수한 미술품의 감정가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자 고가의 미술품을 다른 곳에 은닉했을 것으로 보고 제3의 수장고를 찾고 있다.
한편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관리나 부동산·미술품 거래 등에 관여한 50여명을 출국금지하는 한편, 연일 1~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참고인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전 전 대통령 일가를 소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