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10곳 중 9곳은 경제 회복기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대내외 경제상황에 대한 기업인식'을 조사한 결과 '경기회복 기미를 느끼느냐'는 물음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 기업이 87.0%에 달했다.
응답기업들은 경기회복 기미를 느끼지 못하는 구체적인 이유로 판매부진(41.5%), 수익성 악화(28.3%), 주문물량 감소(23.0%), 자금사정 악화(6.5%)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내수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세계 경기 회복 지연으로 수출마저 둔화되면서 올해 경제상황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말 기업들이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 예상했던 올해 경제상황 지수를 100이라고 하면 최근 경제상황 지수는 평균 70.5로 평가했다.
경제상황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80.3), 섬유·의복·신발(80.0), 음식료·생활용품(77.3), 조선·플랜트(76.3), 철강·금속(74.5), 고무·종이·플라스틱(70.5) 등의 업종이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정보통신기기(67.9), 석유·화학·에너지(63.4), 가전(57.3), 반도체·디스플레이(56.6) 업종은 평균을 밑돌았다.
하반기 경기전망도 밝지 않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경기흐름에 대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51.8%)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상반기보다 악화될 것'(26.8%), '나아질 것'(21.4%)등의 답변이 뒤따랐다.
하반기 경제의 대외적 불안요인으로 '선진국 경제부진'(32.6%), '미국 출구전략 추진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불안'(31.2%)등을 꼽았다. 대내적 불안요인으로는 '소비부진'(38.2%), '국내 금융시장 불안'(18.8%), '투자부진'(16.2%) 등을 지적했다.
기업들은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역점을 두어야 할 과제로 '물가·원자재가 안정'(31.8%)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이어 '외환·금융시장 안정'(21.3%), '수출기업 지원확대'(10.2%), '일자리 창출 지원'(9.7%) 등의 순이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내수부진,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 중국의 성장둔화 등 대내외 경제 불안요소들로 인해 하반기에도 기업경영 여건이 좋지 않다"며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도록 경기부양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외환·금융시장 안정, 자금사정 개선 등 기업 애로해소 정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