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최근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후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내 보인 가운데 중국 언론이 그 진정성에 의심을 표시하면서 일본과의 관계 회복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23일 중국 환추스바오(環球時報) 등 중국 언론은 전날 참의원 선거 후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가 "일본과 중국 양국 간의 진지한 대화는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 정부가 조건 없는 정상회담 진행에 조속한 동의를 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데 대해 이같이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또 "양국 관계 회복에는 현재 많은 문제가 있지만 중·일 관계는 일본이나 중국에게 모두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언론들은 자민당 압승으로 끝난 이번 총선으로 일본의 우경화 기조가 가속화되고 향후 중·일 관계가 더욱 꼬일 것으로 판단하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환추스바오는 23일 또 다른 사설에서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언사는 '겉치레하는 말'로, 중·일 관계가 이른 시일 내 완화될 가능성이 없으며, 중국 지도부는 양국 관계 회복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언론은 또 중·일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은 중·러, 중·미 등 관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중요도가 많이 떨어지고, 아베 총리가 언급한 것처럼 중국에게 중·일 관계는 절대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아니라고 못박았다.

특히 사설에서 중국인들은 중국군이 일본과의 전쟁을 벌일 수 있고, 일본에게 돌이킬수 없는 재난과, 아픈 교훈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날로 강대해지는 군사력, 경제력으로 아베 총리 등 정객들의 '원숭이 쇼'같은 행보를 멈추게 할 것이고, 동아시아에서 소란을 피우려는 그들의 속셈을 뿌리뽑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앞서 전날 중국 공산당 기관리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국제사회는 아베 총리가 오는 8월15일 종전기념일 또는 10월 야스쿠니 신사의 '추계예대제(例大祭)' 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아베 총리의 역사 문제 대응에 경계심을 나타냈다.

앞서 21일 저녁 아베 총리는 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은)참석하지 않을 것이지만 내각 구성원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며 간접적인 허가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중국 여론이 오는 8월15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를 아베 정권의 우경화 기조 가속 여부를 가늠할 시금석으로 보는 가운데 참배가 이뤄질 경우 중·일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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