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길어지면서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주에 비해 배추는 35.7%, 부추는 2배 가까이, 호박은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채소값 폭등은 장마가 끝날 때까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도매시장인 서울 가락동시장에 따르면 주요 채소 가격은 1주일 만에 최대 2배 이상 급등했다.
지난주 대비 츄키니 호박은 124.3% 오른 4만64원(10㎏), 얼갈이 배추(4㎏)는 61.2%(2만3775원), 부추(150g)는 86.5%(1807원), 양배추(8㎏)는 26.7%(4441원), 토마토(5㎏)는 24.3%(1만8174원), 무(18㎏)는 30.7%(1만2202원)가 올랐다.
지속되는 국지성 호우로 인해 경기도일대 시금치, 상추 등의 엽채소 가격 상승은 물론이고 7월말부터 8월초에 출하되는 고랭지 배추의 출하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배추의 경우 강원지역에 폭우로 무름병이 발생하면서 가락시장 도매가 기준 배추 가격이 전주 대비 35.7% 가량 올랐다. 병충해를 입은 배추는 상품 출하가 불가능하다.
고랭지 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7월말부터 8월초 배추 가격은 전년보다 10~20%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원도 계촌과 횡성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고 있는 양상추 농가도 침수 피해를 겪으면서 국내산 양상추 물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 역시 7월말 8월초 출하 예정인 강원 지역 고랭지 무의 경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계속된 장마로 무가 물을 많이 머금고 있어 폭염이 오면 속이 짓무르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춘천이 주산지인 오이도 지속된 폭우로 침수피해를 겪어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현재 중부지방에 집중되는 폭우로 남양주, 포천 일대에 시금치 재배 농가의 밭이 침수돼 시금치 가격이 열흘 만에 2.4배나 올랐다. 특히 엽채류의 경우 한번 물에 잠기면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작물들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열흘 사이에 시금치 가격이 요동치는 이유는 고시세를 형성하자 농가에서 잠시 날이 갤 경우 출하를 서두르면서 하락과 상승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상추의 경우 침수 피해는 없지만, 생육에 가장 중요한 조건인 일조량이 급감하면서 생육이 더디고 누렇게 색이 변해 상품성이 떨어진 상품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차주부터 본격적인 휴가시즌 수요가 집중하면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강원도에서 생산되는 배추, 양상추 등 주요 채소가 이번 폭우로 대부분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특히 8월부터 판매되는 고랭지 배추의 경우 폭우 뒤 갑자기 더위가 찾아오면 속이 제대로 차지 않는 물통현상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지 농가가 물에 잠기거나 무름병 피해를 입으며 출하량이 급감했고, 특히 비에 약한 엽채류 채소가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채소 가격은 전주와 비교해 이미 큰 폭으로 오른 상태지만 장마가 지속된다면 추가적인 가격상승도 불가피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