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20만 달러(한화 약 2억 6천만 원)를 추가 지원한다고 19일(화) 밝혔다. 지난해 10월 분쟁이 시작된 직후 10만 달러(한화 약 1억 3천만 원) 지원에 이은 두 번째 긴급 대응 결정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내에서 극심한 민간인 피해가 이어지자 자체 재난 대응 단계를 카테고리2(CAT 2)로 격상하고 향후 3개월간 팔레스타인을 우선순위 지원국으로 지정했다. 현재까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의 피해 인구는 아동 127만 명을 포함해 약 270만 명으로 추산된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UNOCHA)의 발표에 따르면, 10월 7일 이후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은 2만 9천여 명에 달하며 6만 9천여 명이 다쳤다. 또한, 가자지구 내에서 가옥 6만 5천 채가 무너져 실향민이 된 인구가 170만 명에 달한다.
전쟁 5개월에 접어들었으나 이스라엘 당국이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물자 반입을 엄격히 제한하며 식량난이 가중되고 있다. UN 데이터에 의하면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잠정조치 명령 이후에도 구호물자를 싣고 가자지구로 들어간 일일 평균 트럭의 수가 3분의 1로 줄었다. 지금까지 최소 23명의 아동이 영양실조와 탈수로 사망했고, 아동 6명 중 1명은 급성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 가자지구 인구 대부분이 기아 위기에 놓였으며 4가구 중 1가구는 재앙적 수준의 기아를 경험하고 있다. 후무스, 팔라펠, 피클 등 비교적 저렴한 음식의 가격이 10배 이상 치솟았고, 채소 가격은 전쟁 전과 비교해 8배가량 뛰었다. 전쟁에서 굶주림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국제법에 의해 엄격히 금지된다.
최근 들어 구호 물품을 배급받으러 모여든 주민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주간 구호 물품 배급을 기다리던 가자지구 주민 400명이 사망하고 1,300명이 다쳤다. 일각에서는 구호 물품의 공중 투하, 해상 운송 등이 언급되고 있으나 안전하지 못하고, 비용대비 효율이 낮은 방식이다. 구호물품 공중 투하 때문에 아동을 포함한 5명이 심하게 다쳤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더군다나 식료품과 의료 물자를 실은 구호물품 트럭이 국경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놔두고 시선을 회피하기 위한 미봉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장설아 인도적지원 팀장은 “현재 가자지구의 아동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 가자지구로 향하는 구호 물품이 현재와 같이 제한된다면 충분히 구할 수 있던 아동의 생명조차 위험할 수 있다. 영양실조가 심화할수록 식료품 지원만으로는 아동의 생명을 살리기 어렵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의료 인력의 투입을 통해 긴급하고 전문적인 의료적 개입이 보장될 때 아동을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구호품의 공중 투하나 해상 운송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인도적지원 전문가들과 체계적인 구호 시스템 없이는 적절한 배분이 어려우며 가장 도움이 시급한 아동, 임산부, 노인, 장애인 등이 배제될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장에서 가장 소외된 아동과 가족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고 했다.
현재까지 세이브더칠드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아동 17만 4천 명을 포함해 33만 7천 명에 긴급한 인도적지원을 제공했다. 현지 파트너 기관 33곳과 협업해 아동보호, 비식량물자, 주거지, 식수위생, 현금지원, 보건영양, 교육 분야에서 대응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쟁의 참상과 열악한 환경에도 팔레스타인에서 활동하는 세이브더칠드런 직원은 213명에 달한다.
특히 이 중 36명은 전쟁 발발 전후로 전 세계 세이브더칠드런에서 파견한 각 분야의 인도적지원 전문가다. 더 나아가 세이브더칠드런은 국제사회의 UNRWA 지원 중단으로 전반적인 상황이 악화할 것을 우려하며 대응 규모를 확대하고 추가적인 기금 확보에 나섰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