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업계 처음으로 순수 전기차인 'SM3 Z.E.' 사전계약에 나서면서 올 하반기 친환경자 시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오는 10월 르노삼성의 준중형차 SM3 Z.E. 출시에 이어 한국GM,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폭스바겐, BMW 등 수입차 업계도 전기차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에서도 친환경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친환경차 개발에 주력하는 이유는 지속되는 고유가 추세와 더불어 환경규제 역시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지난 1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카(HEV),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카(PHEV), 전기차(EV) 등 친환경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한 29만대로 산업 증가율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연비규제 강화에 따른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업체들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및 마케팅 강화로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2020년까지 연비를 리터당 20㎞까지 상향하는 등 한층 강화된 환경 규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친환경차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하반기 출시될 전기차는?
일찌감치 사전계약에 돌입한 르노삼성차의 SM3 Z.E.는 오는 10월에, 지난해 11월 LA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한국GM의 스파크 EV는 9~10월께 출격을 앞두고 있다.
기아의 쏘울 전기차와 현대의 아반떼급 전기차, BMW i3와 i8, 폭스바겐 골프 전기차도 내년 줄지어 모습을 드러낸다. 쌍용차는 오는 2015년 코란도 C 전기차를 국내 시장에 내놓으며 전기차 시장 경쟁에 합류한다.
전기차는 평균적으로 한 번 충전에 100㎞ 정도를 달릴 수 있고, 5~6시간 정도면 완속 충전이 가능하다. 특히 스파크 전기차는 최대 주행거리와 더불어 20분 내 전체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 가능한 급속 충전 시스템을 갖췄고, SM3 Z.E.도 급속 시스템을 이용하면 30분만에 충전할 수 있다.
그동안 전기차 시장 활성화의 단점으로 지목돼 왔던 가격도 크게 낮아졌다. 제조사들이 당초 예상보다 가격을 낮춰 내놓고 있는데다, 최근 정부 보조금(1500만원)이 확정, 현재 서울·대전·광주·제주 등 10개 도시에서 구입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 혜택도 있다.
지자체별로 금액은 다르지만 제주도의 경우 지자체 보조금이 800만원이다. 따라서 4500만원짜리 SM3 Z.E를 제주도에선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 등을 받으면 1900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 가솔린 대비 연료비 6분의 1 수준으로 유지비가 저렴한 것도 전기차의 강점이다.
다만 충전 등 인프라 시설이 부족한 것은 여전히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전기차 충전시설은 전국에 총 1160개(완속 1150개, 급속 110개)에 불과하다. 또 현재 설치된 급속 충전시설은 기아의 전기차 레이에 맞는 규격으로, 다른 제조사의 차는 이용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차종에 관계 없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공공충전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를 1000대로 잡고 있으며 이에 맞춰 완속 충전시설 1000개, 급속 충전시설 100개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차·경량화 연구개발도 활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현대차를 필두로 '수소연료전지차' 개발도 본격화 되고 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보다 순수한 물만 배출하는 완전 무공해 차량인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더욱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울산 공장에서 1회 수소 충전으로 최대 594㎞까지 주행이 가능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을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2015년까지 전 세계에서 1000대 이상을 보급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계는 또 최근 안전기준과 환경규제의 강화, 연비 향상 요구 증대로 차량의 경량화 및 차체의 고강도화가 새로운 과제로 부각됨에 따라, 이와 관련한 연구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자동차용 첨단소재 개발을 위해 1조1200억원을 투입하고, 현대제철 및 현대하이스코와의 협력체계를 한층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더 가볍고 튼튼한 자동차용 첨단 소재를 새로 개발해 품질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밖에 최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주간브리프' 자료에 따르면 토요타 등 일본 자동차 업계는 이달부터 도레이 및 도쿄대학 등과 공동으로 탄소섬유를 이용해 60% 경량화한 차량을 2020년까지 계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최근 경량화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탄소섬유는 무게가 철의 4분의 1에 불과한데다 강도와 탄성률은 각각 철의 10배와 7배에 달한다. 이 개발 사업에는 닛산과 미쓰비시, 스즈키, 혼다기술연구소, 나고야 대학 등도 참가할 예정이다.
또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는 AK스틸, 아르셀로미탈, 티센크룹 등 6개 철강업체와 협력하는 '오토-스틸 파트너십'을 통해 프론트 모듈 부문에서 30%를 경량화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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