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초교파 복음주의 신학교로 명성이 나있는 풀러신학교가 동성애 동아리를 승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학교에 다니는 동성애자인 닉 팔라시오스(29) 씨는 동성애 동아리인 원테이블(One Table)이라는 단체를 풀러신학교에서 이끌고 있다. 이 동아리에는 현재 약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팔라시오스 씨는 "교회 공동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풀러와 원테이블이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풀러신학교의 이런 결정이 알려진 후, 논란이 일자 마크 래버튼 총장은 "이 결정으로 큰 비판을 받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풀러신학교는 모든 학생, 교수, 직원들이 혼전, 혼외, 동성애적 성행위가 성경 말씀과 일치되지 않는다고 보는 공동체의 기준을 존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이 결정이 풀러신학교가 고수하고 있는 성적 순결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원테이블에 대해서는 "이 단체는 매우 중요하면서도 개인적인 이슈인 성적 지향성의 문제와 관련해 토론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래버튼 박사는 "원테이블은 우리 학교의 정책을 변화시키는 단체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래버튼 총장은 "오늘날 우리가 처한 중요한 많은 이슈들이 성경의 가르침과 교회의 증거 간의 관련성 속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뒤 "복음주의자들과 교회들은 동성애에 대한 질문을 성도들로부터 받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학생들이 이런 문제를 대할 때 사랑을 갖고 성경적이며 신앙적인 방법으로 목회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음주의자들은 미국의 대표적 복음주의 신학교가 가장 논쟁적 주제인 동성애 문제와 관련된 동아리를 공식 인정한 것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편, 풀러신학교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기독 명문 사학 바이올라대학에서도 2012년 5월경 퀴어 언더그라운드(Queer Underground)라는 동성애 동아리가 결성된다고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아직 보수적인 학내 분위기로 인해 이들이 공개적으로 활동하거나 회원 명단을 발표하진 못했다. 이번에 풀러신학교가 동성애 동아리를 공식 승인한 후, 동성애 지지자들은 바이올라에서 다시 한번 동아리 승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풀러신학교는 미국 복음주의 신학교 가운데 최초로 동성애 동아리를 받아들인 학교가 됐다. 중부에서는 역시 기독 명문 사학으로 꼽히는 휫튼대학교가 지난 2월 동성애 지지 학생 동아리를 인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