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에 반대하며 70만 명의 서명을 이끌어냈던 결혼수호연합(C4M)의 온라인 청원 배너.

영국에서 이르면 내년부터 법적으로 모든 권리를 보장받는 동성결혼이 가능해질 전망이어서 혼란이 예상된다.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이 15일과 16일(이하 현지시간) 각각 상원과 하원에서 통과됐으며, 수일 내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공식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발효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법안은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만 적용되며,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적용 대상 지역에서 제외됐다.

법안에 따라 내년부터 민간은 물론 종교 기관에서도 동성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지만,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성공회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한편, 법안 최종 통과에 동성결혼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는 동성결혼 지지자들이 의회 앞에서 "동등한 결혼을 응원해줘 고맙다"란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자축 행사를 벌였다고 16일 보도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전통결혼 지지자들은 실망과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특히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70만 명의 서명을 의회에 전달했던 결혼수호연합(Coalition for Marriage)측은 "70만 명이나 되는 서명자들은 어떤 정치적 노선과도 무관하게 단지 한 남편과 한 아내, 그리고 정절과 신실함이라는 결혼의 가치를 수호하고자 하는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었다"며 "(정부는) 이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법안이 발효되면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이들이 단지 그들의 믿음 때문에 처벌 당하는 일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전망하고, 앞으로도 전통결혼의 가치를 믿는 이들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추가적인 보호 조치를 법제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단체는 밝혔다.

영국에서는 2005년부터 동성커플을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동반자 관계' 제도를 시행해 왔으나, 동성애자 인권 운동가들은 결혼한 부부와의 동등한 권리 확대를 꾸준히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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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동성결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