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4차 회담이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은 지난 15일 개성공단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3차 실무회담에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합의문 없이 마치고 17일 같은 장소에서 4차 실무회담을 열기로 했다.
우리 측은 3차 회담에서 '발전적 정상화'라는 원칙 하에 공단 중단 사태에 대한 재발방지책과 국제적 수준의 기업활동 보장을 요구한 반면 북측은 조건 없는 조속한 공단 정상화를 주문,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특히 우리 측이 제시한 신변안전과 투자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제도적 장치 완비는 2차 때의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과 가시적 조치'보다 구체화된 표현이다.
북측은 그러나 공단 가동중단에 대한 재발방지책은 제시하지 않고 재가동에 대한 우리 측의 지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4차 회담에서는 남북이 3차회담에서 교환한 합의서 초안의 문구와 내용을 놓고 남북이 본격적인 이견 조율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뚜렷하게 변화된 입장을 가지고 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적고 북한도 정치적인 측면에서 우리 측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예상돼 4차회담 전망도 결코 밝지 않다는 관측이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단 재가동과 재발방지를 둘러싼 남북 간 입장 차이가 크고 실무적 차원에서 다루기 어려운 의제에 대한 입장차이가 커 회담이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또 "정부는 개성공단에서 우리 입주기업들의 원부자재와 완제품 반출이 이뤄지는 동안 상황을 관리하면서 회담을 끌어가겠지만 반출이 마무리 되면 (우리 측의 입장이) 강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17일 개성공단 내 종합지원센터에서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4차 회담의 남북 대표단은 명단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