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나홍균 목사·기장)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주미 한국대사관을 포함해 워싱턴의 38개 대사관을 도청하고 해킹했다는 영국 가디언지의 보도와 관련, 미국의 사죄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장은 3일 기장 배태진 총무 명의로 논평을 내고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기장은 "외국 대사관 등에 대한 도청은 국제관계의 신뢰를 근원적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며 평가한 뒤, "미국은 잘못된 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장은 또 "한국정부는 이후 미국과의 관계를 통해 얻어지는 실리를 이유로 미국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묵인하고 저자세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논평> 미국은 불법 도청을 사죄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긴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나니" (누가복음 12장 2절)
지난 6월 30일 에드워드 스노든의 내부고발을 통해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한국을 포함한 38개국 대사관을 도청한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냉전시대 적대국에게 했을 법한 도청 및 감시가 오늘날 한 국가를 대표하는 세계 여러 대사관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목도하면서 분노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외국 대사관 등에 대한 도청은 국제관계의 신뢰를 근원적으로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우방국에게까지 불법 도청해온 미국의 행위는 절대로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미국은 잘못된 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정부는 이후 미국과의 관계를 통해 얻어지는 실리를 이유로 미국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묵인하고 저자세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왜 한국정부는 미국의 불의한 행위에 대해서 묵인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가? 마태복음 5장 37절의 "너희는 '예' 할 때에는 '예'라는 말만 하고, '아니오' 할 때에는 '아니오'라는 말만 하여라."라는 말씀처럼 불의한 행위 앞에 그 어떤 실리를 불문하고 진실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빠른 시일 안에 미국의 잘못된 행위에 대한 한국의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고 사죄 및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불의와 거짓으로 왜곡된 현실 바로잡고,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그 날까지 계속해서 십자가의 행진을 이어갈 것이다.
2013. 7. 2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무 배태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평화통일위원장 한기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