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거주하는 아랍인 기독교인들이 정치적 간섭을 피해 최근 교회 회복에 힘쓰고 있다고 한국선교연구원(krim.org)이 발행하는 선교정보지 '파발마'가 보도했다.
파발마는 2일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이스라엘과 140만 팔레스타인 무슬림 간의 영토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오히려 소수 세력인 팔레스타인 아랍인 기독교인들이 동족 무슬림보다 쉽게 예배 처소를 다시 세우고 있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를 인용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슬림의 10분의 1 규모인 아랍인 기독교인들은 이스라엘 건국 이후 갈릴리 나사렛 인근의 마아룰(Maalul)이라는 마을로 이주, 숲 속에 비밀 통로를 만들고 그리스정교회 교회와 천주교회를 나무로 위장해 부활절 등 기독교 절기를 지켜왔다.
최근에는 두 명의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수사들이 치포리(Tzipori)라는 정착촌에서 다시 예배를 드리기 위해 무너져 있던 마을 교회를 보수하고 있는 것으로 이 매체는 전했다.
레바논과의 국경 근처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아랍인 마을 알바싸(al-Bassa)에서는 60년 만에 처음 세례가 거행됐다. 와킴이라는 변호사가 최근 자신의 자녀들에게 세례를 준 것인데, 이로써 갈릴리 지역 멜키트파 기독교인(단성론주의자) 대주교는 이 마을에 교회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았다. 또 레바논 국경 인근의 다른 팔레스타인 마을 이크리쓰(Ikrith)에서도 최근 교회가 수리를 마쳤다.
이스라엘 정부는 건국 이후 교회 건물에 기독교 성직자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허락했는데,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의 아랍인 기독교인들은 정부의 토지와 건물 몰수 조치를 피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의 모든 이슬람 재산은 동 예루살렘 이슬람 당국의 관할이라고 주장하며 이슬람 재산을 몰수했다.
한 전문가는 아랍인 기독교인이 수적으로 적고 서구의 후원도 받기 때문에 무슬림보다 정부에 덜 위협적인 존재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마아룰을 기지로 사용하는 이스라엘 군대는 아랍인 기독교인들이 교회(사진)를 수리하고 예배를 드리는 것을 허락했으나 무슬림들이 이슬람 사원에 모이는 것은 금지해 왔다. 마아룰의 몇몇 무슬림은 이슬람 사원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대신 기독교인들과 함께 교회에서 부활절을 축하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기도정보에 의하면 이스라엘 거주 인구(728만 명, 2010년) 중 아랍인은 20.4%를 차지하며 기독교인은 2.0%에 불과하다. 미 중앙정보국(CIA) 홈페이지의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서도 이스라엘 거주 인구(771만 명, 2013년) 중 23.6%가 비유대인이며 기독교인은 2.0%라고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