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검정 돌로 알려진 보령 오석(烏石)을 소재로 자연현상을 유연하게 표현한 조각 전시회가 눈길을 끈다.
6월19일~7월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그림손'에서 전시되고 있는 장성재(42) 작가의 '레프팅(RAFTING)'展은 국내 유일하게 오석으로 만든 조각 작품 13점을 선보였다.
장 작가는 충남 보령에서 유일하게 생산된 오석을 통해 작품을 구현한 조각가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일 오후 2시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갤러리 그림손'에서 장 작가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그는 지난 1992년 대학 미술교육과 2학년 때 우연히 오석을 접하고 매력 있는 스톤이라고 생각해, 조각에 입문했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오석 원산지인 보령으로 내려가 거의 1년여에 걸쳐 조각 작업에 임하기도 했다. 이후 줄곧 오석만을 고집하며 조각을 하고 있다.
그는 "전시된 13점의 작품은 거의 1년여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들"이라면서 "작업을 하다보면 100% 만족을 할 수 없기에 버린 작품들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장 작가는 "오석은 단단하고 다루기 힘든 돌이기 때문에 여러 작가들이 오석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단단한 돌을 다루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지만 완성이 되면 많은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작품 전체의 형태만 간단히 스케치를 했고, 나머지 부분들은 물 흐르듯 자연스레 작품에 임했다"면서 "돌을 연마하면 검정색이 나오고, 그 자리를 그으면 흰색 줄이 탄생했다. 화학처리를 하면 돌에 있는 철분 때문에 여러 변화를 느끼게 한다"고 피력했다.
이날 관람을 한 임기연 액자작가는 "작품들에게서 부드러운 곡선과 날카로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검은 돌에서 표현된 자연스러운 형태들이 마치 달과 구름 등 자연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평론한 이선영 미술평론가는 "작품들이 변화무쌍한 물살에 자신을 맡겨야 하는 레포츠처럼, 시시각각 다르게 다가오는 변수에 융통성 있게 대처하고 있다"면서 "오석의 단단함과 깔끔함은 그 자체 내에 기념비성과 공식적인 면을 내포하고 있지만, 그것을 둥글게 굴리고 파내면서 표면을 활성화 시켰다"고 밝혔다.
장 작가는 서원대 미술교육과와 성신연대 조형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 2002년 첫 번째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 98년부터 단체전에 수많은 작품을 전시했다. 지난 1999년 서울시립미술관 '뉴 프론티어 공모전 특선', 2002년 청주예술의전당 'KBS환경미술대전 최우수상', 2006년 과천현대미술관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등의 수상경력이 있다. 한국미협, 고양조각협회, 한국조각가협회 등 회원이며, 서원대, 성신연대 강사를 역임했고, 현재 중앙대 강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