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뇌물 의혹을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27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뉴시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대북송금 관련 내용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최근 제3자 뇌물 혐의로 이 전 부지사를 조사하면서 "쌍방울에게 (도지사) 방북 추진을 요청하고 관련 내용을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그동안 쌍방울의 대북 송금 의혹에 관여한 사실을 전면 부인해 왔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김 전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요청을 받고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비(500만달러)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300만달러) 등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했다는 내용이다.

이 전 부지사는 이와 관련 "쌍방울은 대북사업은 독자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경기도와 관련이 없다"며 "쌍방울이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낸 것도 대북사업을 위한 거마비 성격으로 보낸 것"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최근 검찰 조사에서 입장을 일부 뒤집은 것이다.

그는 또 "당시 경기도 정책실장이었던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도 '도지사 방북을 추진해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후 관련 내용을 정무회의에서 공유했다"고도 검찰에 진술했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이 800만 달러를 대납하는 대신 이 전 부지사로부터 경기도의 대북 사업권 등에 암묵적인 약속 등을 받았다고 보고 있는 만큼 이 대표에 대한 제3자 뇌물 혐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정 전 실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관련 내용을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의 입장 변화는 그의 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40차 공판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18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혐의 40차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방북 비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고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최근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을 한 번 추진해달라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최근 검찰에서 피고인 측이 기존 공소사실 입장 중에 미세하게 변동된 게 있다는 취지로 의견을 줬는데 어떤 내용이냐"고 물은 데 대한 답변이다.

다만 쌍방울의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입장 변화가 없다"며 거듭 부인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 내용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그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동 피고인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 등도 모두 위증의 벌을 감수하고 증언했는데 피고인에 대한 형평성상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증인신문도 필요하다"며 "또 이 전 부지사가 이 사건에 대한 입장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는데 이 전 부지사 측에서는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하니 피신조서를 제출한 범위 내에서라도 신문 기회를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위증 혐의로 추가 기소 등이 우려된다며 "진술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으나 방식이 증인신문은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검찰은 다음 기일까지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을 제외한 증인 전원에 대한 증인신청 철회 여부를 검토해 제출하겠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증인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나머지 증인들을 철회, 피고인 신문을 앞당겨 진행하는 방식으로라도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까지 양측의 입장을 모두 듣고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증인신문 진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이 대표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해야 하는데 자꾸 정치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에도 쌍방울이 자신의 방북 비용으로 300만달러를 대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헛웃음이 나올 정도의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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