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 역사상 최초로 동성애 주교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성공회는 2011년 동성애 성직자가 독신을 유지하면 주교에 오를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어 총회 인준을 받았다.
동성애자인 영국 성공회의 제프리 존(Jeffrey John) 신부가 더램 지역의 주교로 유력하게 거론된다고 더타임스(The Times)가 6일 보도했다. 그가 주교에 오르면 영국 성공회 역사상 첫 동성애자 주교가 된다.
지난 2003년 레딩 후보에 올랐으나 성 정체성 논란이 일자 사퇴했고, 2010년에는 런던 템스강 남부 서덕 교구의 후보로 거론됐으나 역시 탈락했다.
앞으로 존 신부가 명단에 오르면 보수주의자들의 반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과거 존 신부가 레딩 후보에 올랐을 때에도 강력하게 반발했다.
영국 성공회는 독신인 동성애자에 대해 관대한 반면 동성 결혼에 대해서는 철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 새로 취임한 저스틴 웰비 대주교 (Justin Welb•57)는 "영국 교회는 이와 관련해 매우 확고하면서 지속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결혼은 한 여성과 남성의 일생에 걸친 연합이다. 동시에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우리의 이해의 중심은 '인간의 본질적인 존엄성'"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독신이라는 의미도 많이 약화되었다. 지난 3월에는 '결혼을 하지 않고 시민결합 상태인 동성애자 성직자'의 주교 임명을 금지하는 법안을 폐기했다. 결혼과 동거의 중간 형태에 해당하는 '시민결합'은 상속•주거•세제 등에서 결혼과 동등한 혜택을 받는다. 그러나 보수적인 성공회 신자들은 "이 법안이 결혼에 대한 교회의 원칙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현재 보수적인 태도가 더욱 강한 아프리카 성공회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최근 영국 성공회의 이러한 변화와는 별개로 제프리 존 주교 선출 가능성에는 다른 장애물도 존재한다. 더램에서는 영국 북부 지역을 잘 아는 성직자를 선호하는데 별개로 존 신부는 옥스퍼드, 서덕, 세인트 앨번스 지역에서 재직했었다.
한편 영국 성공회는 1534년 로마 가톨릭에서 떨어져 나왔으며 현재 전 세계에 모두 7천700만 명의 신자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