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오랫동안 가정주부만 하다 보니 내 인생에 발전이 없었다. 왠지 직업 없는 인생이 허무하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가족의 만류에도 보석감정 국가자격증을 취득했고, 보석 가게를 냈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에서 보석가게 '호심(湖心)'을 운영하면서 대표를 맡고 있는 강윤정(48) 보석감정사를 지난 4일 오후 그의 가게에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결혼 후 줄곧 가정일 만 해온 그가 보석가게로 직업을 유턴한 이유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09년 가족의 만류에도 평소하고 싶었던 보석 직업에 방점을 찍고 4년째 보석관련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미대 시각디자인학과를 나와 중등교사자격증도 있다. 결혼을 해 커피 바리스터를 배웠고, 10년에 걸쳐 꽃을 디자인한 수업을 받아 플로리스트가 됐다.
그가 보석과의 첫 인연은 어릴 적 할머니와 어머니가 끼고 있는 손가락의 보석이 너무 예뻐 탐이 나면서부터 비롯됐다. 그 어린시절 보석에 대한 관심이어져, 결국 보석감정사와 가게의 꿈을 이뤘다.
"초등학교 시절 모친과 할머니가 손에 끼고 있는 반짝거린 보석이 동심을 자극했다. 당시 왜 그렇게 보석이 탐이 났는지 모르겠다. 현재 보석 판매는 연령과 상관없이 여자로서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직업이기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천직으로 알고 열심히 가게를 지키고 있다."
강 대표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발행한 '보석감정사' 국가기술자격증과 사단법인 한국보석감정사협회가 발행한 '다이아몬드 감정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는 지난 2009년 6월 서울 종로구 가회동 보석가게 '호심(湖心)'을 오픈한 후, 줄곧 가게에서 손님을 맞고 있다. 그에게 평소 궁금했던 보석 감정과 감별의 차이를 물어봤다.
"나석(연마 제작한 제품)을 놓고 천연석이냐 합성이냐에 대한 진위여부를 가리는 것이 감별이다. 다이아몬드, 진주 등 보석의 퀼리티를 놓고 등급여부를 매기는 것이 감정이다."
보석의 사설 감정과 공적 감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보석감정사 국가기술자격이 있으면 사설감정을 할 수 있다. 사설 감정서를 발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설 감정은 보석의 신뢰도와 인지도 등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감정을 의뢰한 사람들이 공적 감정서를 선호한다. 감정원의 공적감정서는 감정이나 감별을 명확히 한다. 보석의 퀼리티를 찾는 일이기 때문에 의뢰인들에게 의뢰받은 보석의 감정이나 감별은 신중히 처리하고 있는 추세이다."
현재 강 대표는 감정이나 감별은 하지 않고 주로 18K 골드 제품에, 다이아몬드, 천연석 등을 세팅한 제품만을 고집하고 있다. 혼인 반지, 커플 반지 등을 찾는 젊은이들이 주요 고객이다. 물론 다양한 층의 고객이 찾고 있다.
그는 과거 손님과의 좋지 않은 일을 기억해 하나 소개했다.
"지난 2009년 가게를 첫 오픈한 후 3~4개월이 지나 손님이 진주를 가지고 와 세팅을 요구했다. 손님은 좋은 진주라고 했지만 사실 품질이 조금 떨어졌다. 당시 내가 초보자이니 진주크기와 반지 소재, 골드 품질 등을 꼼꼼하게 기입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손님이 원하는대로 제작을 해 손님이 찾아갔다. 당시 진주를 디자인 세팅한 사람이 장인협회장이었다. 손님이 2~3일 후 찾아와 자기 진주가 아니라고 했다. 최고 품질의 진주라고 우겼다. 진주 크기도 12mm짜리를 15.7mm라고 했다. 황당했다. 마치 처음 올 때 가지고 왔던 진주틀을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에 크기를 정확히 확인시켜 줬다. 그래도 울며서까지 아니라고 우겼다. 결국 그에게 손해배상을 해 주면서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돌려보냈다. 톡톡히 수업료를 지급했다고 생각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보석을 판매하면서 나쁜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분 좋은 일도 있다. 그는 "손님들이 제작 디자인한 제품을 보고 흡족하다고 바로 손가락에 끼면서 만족감을 느낄 때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과거 결혼 예물은 구색을 맞춰했다면, 요즘 젊은이들은 실용주의에 입각해 자기 마음에 드는 것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보석에 대해 아직도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안다"면서 "손님들에게 보석에 관한 지식이나 좋은 보석을 알리기 위해서 보석관련 강의는 빠짐 없이 찾아가 듣고 있다"고 피력했다.